대구가톨릭대학교 보건관리학과 박희성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 간 '세포 경쟁(Cell Competition)' 현상을 응용해 혈액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펩타이드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연구 성과는 지난 6월 16일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연구팀은 세포 내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GPI(포도당인산이성화효소)가 세포 밖으로 분비되면 AMF로 작용해 암세포 종류에 따라 성장 촉진 또는 억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 가운데 AMF의 기능 부위만을 14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한 펩타이드로 설계해 항암 효과를 검증했다.실험 결과, 폐암세포 유래 AMF에서 제작한 AAP 펩타이드는 혈액암 세포의 증식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동시에 기존 항암제의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AAP가 암세포 내부의 활성산소(ROS)를 증가시키고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떨어뜨려 암세포 생존력을 약화시키는 한편, 항암제 내성의 주요 원인인 ABC 수송체 발현을 감소시켜 항암제가 세포 안에 더 오래 머물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했다.특히 혈액암 치료제인 독소루비신(Doxorubicin)과 AAP를 병용했을 때 암세포 성장을 50% 억제하는 데 필요한 독소루비신 농도가 혈액암 세포주에 따라 28~53% 감소했다. 이는 동일한 치료 효과를 더 적은 항암제 용량으로 얻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이번 연구는 HL-60, CCRF-CEM, IM-9 등 3종의 혈액암 세포주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연구진은 여러 AMF 유래 펩타이드 가운데 AAP가 가장 우수한 항암 보조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논문에서는 향후 환자 유래 종양모델(PDX)과 동물실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재발성·난치성 혈액암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박희성 교수는 "인체가 가진 세포 경쟁 메커니즘을 치료 전략으로 활용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미"라며 "암세포를 직접 약화시키는 동시에 기존 항암제의 효과를 높여 다제내성 극복을 위한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