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65) SK그룹 회장이 노소영(65)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9천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왔다.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24일 오후 2시 열린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을 열고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으로 양측 법정 공방이 시작된 지 9년 만에 나온 결론이다. 또 최 회장은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지급을 완료할 때까지 연 5%의 지연이자도 내라고 명했다. 이는 연 472억원, 하루에 1억3천만원 수준이다.재산분할 비율은 노 관장 3분의 1, 최 회장 3분의 2로 정했다.재판부는 대법원의 환송판결 취지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이 SK 측에 전달한 비자금 300억원의 지원 기여도는 인정하지 않았다.다만 SK 주식 등 최 회장 보유 주식은 혼인 기간 중 취득한 재산으로, 양측 모두 형성과 가치 유지 및 증가에 기여해 분할 대상 재산이라고 판단했다. SK주식이 상속·증여로 형성된 특유재산이므로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최 회장 측 주장을 배척한 것이다.분할 대상 주식의 가액을 산정하는 기준 시점은 이혼소송의 사실심(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정했다.이는 재판상 이혼이 확정된 이후 재산분할을 청구할 경우 분할 대상 재산과 액수는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정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다.노 관장 측은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인 지난달 26일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두 시점 사이 SK 주가는 5배 넘게 올랐다.재판부는 "항소심 변론종결일 이후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 사이 SK주식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이는 최 회장의 경영적 기여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짚었다.또 "주가는 변동성이 크고 상장주식은 언제든 환가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라며 "이혼 확정 후 주식 처분에 따른 수익이나 손해를 혼인관계가 해소된 쌍방에게 분담하지 않으면 부부공동재산의 공평한 청산·분배라는 재산분할제도의 목적에 현저히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부른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짚었다.다만 "부부공동재산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사정은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재판부는 구체적인 재산분할 비율 산정과 관련해 "혼인 당시 보유 자산, 부부공동재산의 취득 경위, 공동재산 형성과 유지에 대한 두 사람의 기여 정도, 혼인 기간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최 회장의 SK주식이 부부공동재산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주식 가치 상승에 그의 경영적 기여가 있는 사정도 고려했다.아울러 최 회장이 혼인관계 파탄 전 경영권 유지와 경영활동 일환으로 친인척에게 증여한 주식은 분할 대상 재산에서 제외했다.재산분할금은 현금으로 지급할 것을 명했다.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회사 경영권 내지 지배권의 근거가 되는 측면이 있는 점, 분할대상 재산의 명의와 형태, 취득 경위, 이용 상황 등을 고려해 재산분할비율에 따른 노 관장 몫 중 부족한 금액은 최 회장이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이날 선고 후 최 회장 측 대리인은 취재진에 "20년에 가까운 혼인 해소 과정에서 작년 대법원 판결로 이혼이 확정됐고, 오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판결이 선고됐다"며 "최 회장은 지금까지 과정에서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친 데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이어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판결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노 관장 측 대리인은 판결에 대한 입장을 따로 밝히지 않고 법원을 나섰다.양측이 이날 선고에 불복하면 대법원에 재상고할 수 있다.다만 파기환송심 판결이 기존의 대법원 판결 취지를 따른 만큼 재상고심에서 결론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이날 판결은 2017년 7월 최 회장이 이혼 조정을 신청하며 양측의 법적 다툼이 시작된 지 9년 만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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