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해킹으로 외교·안보 분야 요원 약 1만명의 신상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 데 이어 국방부 직할 국군의무사령부도 사이버 공격을 받아 군인들의 민감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우리 외교의 심장부 중 하나인 국립외교원 서버가 무려 10개월간이나 정체불명 해커들에게 장악됐는데도 외교부가 이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건 국민들의 걱정을 더욱 키운다. 국립외교원과 의무사령부 외에 다른 외교·안보 부처 및 기관들의 보안망도 현재 뚫리지 않고 안전한 상태라 장담하기 어려워서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통상 우리 외교·안보 부처의 네트워크를 노리는 세력은 적성국이나 적대적인 기관이다. 특히 북한 정찰정보총국과 중국의 정보기관들이 줄기차게 우리 정부와 기업의 보안망에 침투하려 시도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유출된 외교·안보 분야 요원들의 정보가 이들의 손에 들어갈 경우 악의적으로 활용될 게 뻔하다. 유출된 명단은 우리 외교관과 정보원들을 겨냥한 피싱 공작의 표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외교·안보 인적 자산 배치도를 새로 짜야 할 수도 있다.현대전에서 사이버 전쟁의 가치와 중요성은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특히 과거엔 정보 수집의 핵심 표적이 군사기밀 문서나 무기 설계도였다면, 지금은 표적 공작을 위한 인적 데이터가 핵심 자료로 취급된다. 외교관과 정보 요원의 단순한 이름 석 자도 국가 안보 자산이다. 반대로 적성국 정보기관엔 맞춤형 스피어 피싱, 공작, 포섭, 협박 등을 위한 필수 자료가 된다. 군 장성과 장교 등의 건강 정보는 적성국이 특정 지휘관의 약점을 파악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정부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이버 보안의 중대성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철저히 재발을 막길 바란다. 정부는 공공망 해킹 사건이 터질 때마다 반성하고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지만, 이런 식이면 신뢰하기 어렵다. 부처 간 소통 미비, 늑장 보고와 대응, 사이버 사령탑 부재 등에 대한 지적이 되풀이되고 있다. 적어도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만큼은 모든 부처를 통할할 권한을 갖는 '통합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관련 법령도 손질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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