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조율된 오케스트라가 갑자기 박자를 놓치고 불협화음을 내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파킨슨병을 앓는 뇌의 내부도 이와 비슷합니다. 손이 떨리고 걷잡을 수 없이 몸이 굳어갑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뇌 깊은 곳에 얇은 전극을 심어 전기 자극을 주는 뇌심부자극술을 널리 사용해 왔습니다. 그동안은 이를 고장 난 스위치를 다시 켜는 단순한 과정으로 생각했습니다. 전기를 통하게 하면 굳었던 몸이 풀리고 떨림이 멈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이 비유가 실제와는 꽤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오랜 시간 파킨슨병은 단순히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부족해 생기는 병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부족한 성분을 약으로 채우거나 문제가 생긴 특정 부위만 전기로 자극하는 방식을 썼습니다. 눈에 보이는 효과는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전극은 아주 작은 한 지점을 자극할 뿐인데 어떻게 전신의 복잡한 움직임이 부드러워지는지 명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똑같은 위치에 전극을 넣어도 환자마다 증상이 호전되는 정도가 다른 이유도 미스터리였습니다. 결과는 좋았지만 뇌 안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오랫동안 블랙박스로 남아 있었습니다.이번 연구진은 뇌를 단순한 하나의 점이 아니라 넓게 연결된 도로망으로 바라보며 해답을 찾았습니다. 환자가 자극 치료를 받는 동안 고해상도 자기공명영상장치로 뇌 전체의 변화를 오랫동안 관찰했습니다. 전기가 들어오자 단순히 한 부위만 깨어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뇌 전체의 흐름이 변하면서 흐트러져 있던 신경망이 원래의 건강한 모습에 가깝게 다시 정렬되었습니다.    특히 움직임을 계획하고 조율하는 핵심 도로망이 눈에 띄게 정상화되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망가진 스위치를 억지로 켜는 것이 아니라 엇박자로 연주하던 오케스트라가 지휘자의 손끝에 맞춰 서서히 화음을 되찾는 과정과 같았습니다.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뇌의 부위마다 자극을 받아들이는 속도와 방식이 달랐다는 점입니다. 일부 신경망은 전기 자극의 속도에 맞춰 즉각적으로 반응했습니다. 반면 다른 신경망은 몇 달에 걸쳐 아주 천천히 구조를 바꾸며 적응해 나갔습니다.    뇌가 전기 자극을 받으며 스스로 끊어진 길을 잇고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는 셈입니다. 환자가 뇌자극술을 받고 나서 시간이 지날수록 몸 상태가 서서히 달라지고 안정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한 번의 물리적인 자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뇌가 스스로 회복하는 긴 여정이 시작되는 것입니다.이제 똑같은 치료를 받아도 사람마다 결과가 달랐던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의 얼굴 생김새가 다르듯 뇌 안의 신경망 구조도 조금씩 다릅니다. 연구진은 고유하게 연결된 개인의 뇌 회로 지도를 분석하면 치료 후 증상이 얼마나 좋아질지 미리 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는 환자 고유의 뇌 회로망을 먼저 읽어내고 거기에 딱 맞는 위치와 자극 리듬을 찾아내는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치료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특정 세포 하나를 고치는 시대를 지나 뇌 네트워크 전체의 균형을 되찾아주는 정밀한 조율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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