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계 패권은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AI)을 가진 나라가 가져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런데 AI는 전기 먹는 하마다. 성능이 발전할수록 더 많은 전력을 요구한다. 환경 파괴 영향이 큰 재래식 화력·수력 발전, 안정성과 효율이 낮은 신재생 에너지 대신 다시 원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하지만 원전도 AI가 계속 발전할수록 여러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AI 전력 수요를 기존 핵분열 원자로만으론 이를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핵융합 발전은 이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AI 시대 에너지 공급망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다. 핵융합 발전은 지구상에 '인공 태양'을 구현하는 것이다. 핵융합 반응으로 1억℃ 이상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에서 에너지를 만드는데, 기존 핵분열보다 연료 단위 질량당 에너지 생산량이 4배 이상 높다고 한다. 핵융합 발전은 아직 실험 단계로, 빨라야 2030년대 중반 상용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이 몰려든다. AI 강대국 진입을 노리는 우리나라는 다행히 핵융합 기술에서 선도국 대열에 있다. 우리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는 1억℃ 초고온 플라스마 48초 연속 운전으로 세계 최고 기록을 달성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우리나라의 축적된 중공업 기술과 과학계의 재능과 열정 덕이라고 한다. KSTAR의 플라스마 불안정성 제어 기술은 프랑스에 건설 중인 인류 최대 과학 프로젝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핵심 기반으로 활용 중이다. 세계 핵융합 전문가들 사이에선 제조업 선진국인 한국이 '핵융합 공급망 톱5' 나라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무엇보다 정부가 최근 핵융합 발전을 국가적 과제로 삼고 구체적 목표치를 발표하며 속도를 내기로 한 건 고무적이다. 2035년 핵융합로 실증, 2039년 핵융합 전력 생산 실증을 목표로 규제 개선과 연구·개발 지원 등을 통해 업계를 총력 지원하기로 했다. 핵융합 발전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2035년 SMR 전력 생산도 목표로 삼았다. 우리 운명을 AI와 반도체 산업에 건 만큼 전력 수요 폭증은 예고된 수순이다. SMR로 급한 불을 끄고 핵융합 발전 상용화 고지를 선점하느냐 여부가 미래 국가 흥망을 좌우할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