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 개발이 확대되면서 실제 도로 주행 이전에 다양한 조건을 가상 환경에서 검증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서는 반복 시험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시뮬레이션 기술이 개발 효율성과 안전성 확보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가상 차량 검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험 오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네트워크의 미세한 시간 오차가 가상 차량의 물리적 시간 흐름 자체를 바꾼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이를 보정한 결과다.
경북대학교 전자공학부 박대진 교수 지도 아래 이현중 연구원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실제 차량용 전자제어장치(ECU)와 가상 차량을 연결한 반복 실험에서 일관된 물리적 결과를 도출하는 ‘JSEC(Jitter-to-Step Execution Contract)’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이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으로 전환됨에 따라 가상 차량 모델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검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제어 장치와 시뮬레이터 간 통신 시 데이터 도착 시간이 흔들리는 '네트워크 지터'가 발생해 실험할 때마다 차체 움직임이나 하중 등의 계산 결과가 달라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지터를 단순한 통신 잡음으로 보지 않고, 차량 모델이 신호를 받아들이는 시점과 물리 계산 횟수를 변화시키는 원인으로 파악했다. 새로 개발한 JSEC 기술은 연속된 신호 사이의 실제 시간 간격을 측정해 이를 고정된 계산 횟수로 변환함으로써 물리적 시간 차이를 따라잡도록 설계됐다.
자율주행 시뮬레이터(CARLA) 등을 활용한 검증 실험 결과, JSEC를 적용했을 때 반복 실행 간 물리적 결과의 일치도를 나타내는 평균 결정계수(R²)는 0.947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비동기 실행 방식(0.410)보다 2배 이상 향상된 수치다. 반면 계산 부담으로 인한 실행 시간은 약 0.79% 증가하는 데 그쳐 실효성을 입증했다.
박대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네트워크의 시간 불확실성을 실제 차량 모델의 계산 규칙과 연결한 새로운 접근"이라며 "향후 SDV와 자율주행 시스템의 대규모 가상 검증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회인 ‘IEEE EMSOFT 2026’에 채택됐으며, 국제학술지 ‘IEEE Transactions on Computer-Aided Design of Integrated Circuits & Systems (TCAD)’에 동시 게재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향후 현대자동차 등 산업체 연구팀과의 협업을 통해 상용 적용 가능성을 실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