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시카고 폭염(1995 Chicago heat wave)은 현대 재난사에서 폭염 피해와 관련해 자주 거론되는 사건 중 하나다. 1995년 7월 중순 최고 기온이 40℃ 안팎을 오르내리며 약 일주일간 무려 739명이 폭염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공식 추정됐다. 시카고 폭염은 사회학적 측면에서도 주목받았다. 희생자 다수가 에어컨 없는 작은 방에 살았지만, 범죄 표적이 될까 봐 외출을 꺼리고 창문조차 열지 못하다 온열 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행정 실패도 있었다. 시카고 보건 당국은 초기에 폭염의 위험성을 경고하지 않았고 대비책도 거의 없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조선 후기엔 폭염에 잘 대처한 기록이 전해온다. '정조실록' 18년 7월 28일 자에 따르면 정조는 선친 사도세자의 묘를 옮긴 현륭원 주변에 수원 화성(華城)을 건설하는 국가적 대공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무더위에 지친 일꾼들을 걱정해 공사를 멈추라는 교서를 내렸다고 한다. 정조는 공사 중단에 그치지 않고 현장 인원들이 무더위에 건강이 상하지 않도록 특효약을 만들어 먹이라고도 지시했다. 이와 함께 정조는 현장 위생 상태를 점검하고 인부들에게 깨끗한 물을 자주 공급하라는 구체적 지시까지 내렸다. 이는 군주가 폭염 속 노동 환경을 직접 챙긴, 세계사적으로도 매우 드문 사례다.우리도 관측 사상 최악의 폭염에 연일 시달리고 있다. 경남 양산에선 최고 기온이 42.5℃까지 치솟아 공식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남부 지방은 2주 넘게, 수도권도 일주일 넘게 폭염 경보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폭염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려 적극 대응 중이지만, 누적 온열질환자와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수는 예년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문제는 이례적인 '이중 열돔' 현상 탓에 이번 폭염이 이달 중순을 넘어서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시카고 폭염 사태가 남긴 교훈을 되새기며 적어도 사회적 약자들이 사각지대에서 희생되지 않도록 사회 구성원 전체가 관심을 기울일 때다. 정부와 지자체는 무더위가 물러갈 때까지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길 바란다. 야외 노동자 휴식시간이 준수되도록 관리하고, 고령층 등 소외된 이웃이 무더위에 방치되지 않도록 예찰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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