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의 여름은 세 가지 색으로 기억된다. 수백 년 금강송이 만들어낸 짙은 초록, 깊은 산골짜기를 흐르는 계곡의 맑은 물빛, 끝없이 펼쳐진 동해의 푸름이다.산과 계곡, 바다가 하나의 생활권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울진에서는 한 번의 여행으로 서로 다른 여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아침에는 숲길을 걸으며 금강송의 향기를 느끼고, 한낮에는 계곡에서 더위를 식힌 뒤 오후에는 바다로 내려가 수평선을 바라보는 일정도 어렵지 않다.각기 다른 자연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어져 있다는 점은 울진 여름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다. 숲과 계곡, 바다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하는 여행지가 아니라 세 가지 자연을 취향에 따라 엮어 자신만의 여름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 수백 년 금강송이 채운 깊은 초록울진의 초록을 대표하는 것은 단연 금강송이다. 울창한 산림 속에서 곧게 뻗은 금강소나무들은 오랜 세월 울진의 산을 지켜온 대표적인 산림자원이다.금강소나무숲길은 울진 금강송의 가치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숲 안으로 들어서면 빽빽한 소나무 사이로 햇빛이 스며들고, 한여름에도 서늘한 그늘이 이어진다. 빠르게 목적지를 향하기보다 숲의 냄새와 바람, 새소리를 느끼며 천천히 걷는 여행에 잘 어울린다.금강송에코리움은 금강송 숲에서 머물며 휴식과 체험을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울진의 숲을 단순히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숲 자체를 여행의 목적지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울진의 산 여행은 온천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응봉산 자락에는 덕구온천이 자리하고 있어 산과 계곡을 둘러본 뒤 온천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 백암산 역시 백암온천과 맞닿아 있어 산림과 온천을 함께 즐기는 여행 코스로 활용할 수 있다.구수곡자연휴양림도 울진의 짙은 초록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숲속에서 머물며 한여름 무더위를 피하기 좋고, 망양정과 월송정 일원에서는 숲 너머로 동해가 펼쳐지는 울진 특유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울진의 초록은 단순히 산을 오르는 여행에 머물지 않는다. 숲길을 걷고, 나무 아래에서 쉬고, 온천과 바다로 이동하는 과정까지 하나의 여행으로 이어진다.
◆ 기암절벽 사이로 흐르는 맑은 계곡울진의 산이 짙은 초록을 보여준다면 계곡은 여름을 가장 투명하게 만든다. 산 깊숙한 곳에서 흘러내린 물과 기암절벽,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계곡은 한여름 울진 여행에서 빼놓기 어려운 공간이다.대표적인 곳이 불영계곡이다. 약 15㎞에 걸쳐 이어지는 계곡은 굽이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맑은 물길과 기암괴석, 숲이 어우러지고 부처바위와 사랑바위 등 독특한 형태의 암석도 만날 수 있다.계곡을 따라 이동하다 보면 같은 울진 안에서도 바닷가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깊은 산과 절벽 사이로 흐르는 물은 여름철 울진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덕구계곡은 응봉산과 덕구온천을 잇는 대표적인 계곡 여행지다. 계곡을 따라 숲길과 여러 다리가 이어져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재미가 있다. 한낮에도 숲이 햇빛을 가려주고 계곡물이 주변 공기를 식혀 한여름 산책 코스로도 잘 어울린다.백암산 자락의 신선계곡은 기암절벽과 소나무 숲, 맑은 물이 어우러진 곳이다. 이름처럼 깊은 산속의 고요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물소리와 숲을 스치는 바람을 따라 걷다 보면 여행의 속도도 자연스럽게 느려진다.울진의 계곡은 물놀이만을 위한 공간이라기보다 숲과 물이 함께 만드는 경관을 즐기는 여행지에 가깝다. 바위와 나무, 물길이 만들어낸 풍경을 따라 걷고 잠시 쉬는 것만으로도 한여름의 열기를 잊게 한다.
◆ 수평선까지 펼쳐지는 동해의 푸름산과 계곡을 지나 동쪽으로 향하면 울진의 세 번째 색인 푸른 동해가 펼쳐진다.울진은 남북으로 긴 해안선을 따라 크고 작은 해수욕장과 어촌이 이어진다. 같은 동해안이지만 해변마다 분위기와 풍경이 달라 자신의 여행 취향에 맞는 바다를 고를 수 있다.후포·구산·망양정·후정·나곡해수욕장은 울진의 대표적인 여름 해변이다. 넓은 백사장과 깨끗한 바다, 탁 트인 수평선이 어우러져 동해안 특유의 시원한 풍경을 보여준다.후포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동해로 나갈 수도 있다. 후포마리나에서 요트를 타면 육지에서 보던 울진 해안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만난다. 바다 위에서 바라보는 해안선과 수평선은 울진 바다의 규모와 매력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어촌을 중심으로 한 체험형 여행도 가능하다. 구산어촌체험마을과 기성어촌체험마을, 거일·햇빛뜰어촌체험마을에서는 바다낚시를 비롯해 지역의 어촌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단순히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울진 사람들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해변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다 마음에 드는 곳에 머무는 것도 울진 바다를 즐기는 방법이다. 파도와 수평선을 바라보며 보내는 시간 자체가 여행이 된다.
◆ 하루에 만나는 ‘3색 울진’울진 여름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세 가지 자연이 하나의 여행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금강송 숲과 계곡을 찾아 산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동해안으로 내려오면 하루 사이에도 풍경이 완전히 달라진다. 숲에서는 짙은 초록과 고요함을 만나고, 계곡에서는 맑은 물과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바다에서는 탁 트인 수평선을 마주하게 된다.아침에는 금강소나무숲길을 걸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낮에는 불영계곡이나 덕구계곡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다. 오후에는 후포나 망양정 일대로 이동해 바다를 바라보고, 여행을 마친 뒤에는 덕구·백암온천에서 몸을 쉬게 하는 일정도 가능하다.한 장소에 오래 머물며 휴식을 즐겨도 좋고, 산에서 계곡을 거쳐 바다까지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 울진의 자연을 폭넓게 경험해도 좋다.금강송의 깊은 초록, 계곡의 투명한 물빛, 동해의 짙은 푸름. 서로 다른 세 가지 색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여행으로 이어지는 곳. 그것이 한여름 울진이 가진 가장 분명한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