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진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안경을 일반 안경처럼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는 렌즈 기술을 개발했다. 선명한 컬러 영상을 구현하면서 렌즈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길도 열었다.포스텍은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 연구팀이 풀컬러 영상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메타렌즈’ 기술 2건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잇따라 게재됐다.메타렌즈는 머리카락보다 훨씬 작은 나노 구조물을 촘촘하게 배열해 빛을 모으는 초박형 렌즈다. 여러 장의 유리 렌즈가 필요한 기존 광학장치와 달리 얇은 렌즈 한 장으로 같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 AR·VR 기기의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그러나 빨강·초록·파랑의 빛이 서로 다른 지점에 맺히면서 영상의 색이 번지는 문제가 있었다. 값이 싼 소재를 사용하면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해져 선명한 컬러 영상을 구현하기 어려웠다.연구팀은 메타렌즈를 구성하는 나노 기둥의 높이를 각각 다르게 만드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지금까지는 나노 기둥의 폭을 조절해 빛을 다뤘지만, 연구팀은 높이까지 바꿔 세 가지 색의 빛이 한곳에 정확하게 모이도록 했다.첫 번째 연구에서는 초정밀 3차원 인쇄 기술을 이용해 높이와 모양이 서로 다른 나노 기둥을 제작했다. 인공지능이 렌즈의 각 위치에 가장 알맞은 나노 기둥을 골라 배치하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만든 메타렌즈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과 결합한 결과 색 번짐이 적은 선명한 컬러 영상을 구현했다.두 번째 연구에서는 같은 메타렌즈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높이가 다른 나노 구조가 새겨진 틀을 만든 뒤 도장을 찍듯 렌즈를 반복해서 제작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높이가 같은 구조만 반복 생산할 수 있었지만, 이번 기술을 통해 서로 다른 높이의 복잡한 구조도 한 번에 찍어낼 수 있게 됐다.특히 연구팀은 대량생산에 적합하고 가격이 저렴한 레진 계열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높은 광학 성능을 확보했다. 성능은 우수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대량생산이 어려웠던 기존 고굴절률 소재의 한계를 보완한 것이다.이번 연구는 실험실에서 정밀하게 렌즈를 만드는 기술과 산업 현장에서 같은 렌즈를 반복 생산하는 기술을 함께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상용화되면 AR·VR 안경의 두꺼운 렌즈 부분을 크게 줄이고 무게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노준석 교수는 “AR·VR용 풀컬러 메타렌즈를 실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조 기술을 제시했다”며 “가볍고 얇은 AR·VR 안경과 차세대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영상장비와 광학센서 등에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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