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가가 떨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다들 마그네슘 부족이라고 말합니다. 저도 진료실에서 자주 듣습니다. 약국에는 마그네슘 영양제가 한 칸을 차지하고 있고, 다리에 쥐가 난다거나 잠이 안 온다는 분들께 권하는 것도 이 미네랄입니다. 그런데 정작 마그네슘이 몸속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마그네슘은 우리 몸에서 네 번째로 많은 양이온으로, 600가지가 넘는 효소 반응에 관여합니다. 세포가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 근육이 수축하고 풀리는 과정, 신경이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에 모두 마그네슘이 쓰입니다. 부족하면 피로하고 저리고, 심하면 혈압이 오르고 혈당 조절이 흔들린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혈액검사로 마그네슘 수치를 확인하고, 정상이면 이상이 없다고 안심시켜 왔습니다.그런데 최근 이 분야를 정리한 논문을 보면 생각이 바뀌실 거에요. 우리가 혈액검사에서 보는 마그네슘은 몸 전체가 가진 마그네슘 가운데 일 퍼센트도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뼈와 세포 속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혈액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서 몸속 저장량이 충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검사지의 숫자는 강물 위에 뜬 나뭇잎 하나를 보고 강의 깊이를 짐작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던 셈입니다.논문에서는 지금 쓰는 정상 하한선 자체를 다시 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동안 리터당 0.75밀리몰 아래를 결핍으로 보았는데, 그보다 높은 0.85 근처에서도 이미 심혈관 위험이 올라간다는 연구가 쌓이고 있습니다. 혈액 검사는 정상이지만 실은 모자란 채 살아가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혈액 수치 하나로는 부족해서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양이나 몸에서 실제로 쓰이는 이온화 마그네슘까지 함께 보기도 하지만, 이런 검사를 다 동원해도 몸속 마그네슘이 정말 모자란지 명확히 가려내기는 어렵습니다.부족한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혈압이 오르고, 혈당을 다루는 인슐린의 기능이 둔해지고, 뼈에서는 칼슘과 비타민D가 제 역할을 못 해 골밀도가 낮아집니다. 편두통이 잦아지고, 잠이 얕아지고, 우울한 것도 이 미네랄이 곳곳에서 손을 놓은 결과일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장에서 흡수하는 힘은 약해지고 콩팥으로 빠져나가는 양은 늘어나니, 같은 밥상을 받아도 몸에 남는 마그네슘은 줄어듭니다.답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시금치나 케일 같은 녹색 채소, 아몬드와 호박씨 같은 견과류와 씨앗, 현미나 통밀 같은 통곡물에 마그네슘이 들어 있습니다. 물도 무시할 것이 아닙니다. 미네랄이 풍부한 물 한 잔이 도움이 됩니다. 밥상을 챙기기 어려운 날이 이어진다면 영양제로 보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형태에 따라 흡수되는 정도가 다르니 제품을 신중하게 고르는 것이 필요합니다.건강검진 결과지의 숫자 하나를 붙잡고 안심하거나 불안해하는 일을 저도 자주 겪습니다. 이번 논문을 읽으며, 정상이라는 말이 곧 충분하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새겼습니다. 검사지의 숫자가 아니라 오늘 저녁 채소 한 접시와 견과류 한 줌이 몸이 진짜로 원하는 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