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는 누굴까? 한때 유력 주자로 꼽혔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고 피선거권도 제한된다. 한동훈 전 대표는 당 밖에 있고 복귀도 요원한 상태다. 당내 반감도 적지 않다. 장동혁 대표는 당권을 쥐고 있지만 현재로선 대권까지 넘볼 체급인지는 미지수다. 솔직히 지금 야당에선 이재명 대통령에게 맞설 차기 주자가 보이지 않는다.이런 상황에서 개헌론이 부상했다. 발단은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 간 골프 회동이다. 김 의원이 분권형 개헌을 꺼내자, 이 대통령은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사적인 자리에서 나눈 말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사실 개헌론 자체가 뜬금없는 얘기는 아니다. 이 지점에서 포인트는 "왜 개헌인가"보다 "왜 지금인가"다. 야당엔 차기 주자가 보이지 않고, 여당엔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겠다는 대표가 나왔다. 남이 꺼낸 화두를 자기 의제로 삼는 것도 능력이다. 개헌 카드를 뽑아 들기에 이보다 좋은 타이밍도 드물다.이 대통령의 '임기 단축' 언급은 의미심장하다. 언뜻 손해 보는 장사 같다. 하지만 여기에 4년 중임·연임제가 붙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1년을 접는 대신 새로운 4년의 문을 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따를 수 있다. 헌법 128조 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이나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은 개헌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다고 못 박고 있다. 그러니 '이재명 8년'이라고 단정하는 건 성급하다. 그렇다면 왜 임기를 줄여가며 개헌하려는 것인가. 어떤 권력구조를 만들려는 것인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 이번 개헌론의 진정성을 가르는 잣대가 될 것이다.이 대통령에 대항할 차기 주자가 있었다면 개헌 논쟁은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대결로 번졌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임기 연장 꼼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집권하면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지, 어떤 권력구조를 설계할 것인지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 야당이 미래 권력의 자리를 비워두면 현재 권력의 공간은 그만큼 넓어진다. 구심점 없는 야당 앞에서 대통령이 차기 권력의 경기 규칙을 정치의 한복판에 올려놓은 모양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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