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살릴 수 있었던 외상 환자의 비율을 뜻하는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이 사상 처음으로 10% 미만인 한 자릿수에 진입했다. 권역외상센터 설치와 중증 외상 진료체계 구축 사업이 본격화된 지 10여 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하지만 지역 간 사망률 격차가 뚜렷하고, 다른 병원을 거쳐 이송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료 지연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나타났다.27일 보건복지부가 발주하고 대한외상학회가 수행한 '예방할 수 있는 외상 사망률 평가 연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은 9.1%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는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확실히 생존했을 것으로 판단되는 명백한 예방 가능 사망이 2.1%, 생존 가능성이 있었던 잠재적 예방 가능 사망이 7.0%였다.국내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은 2015년 30.5%에서 2017년 19.9%, 2019년 15.7%, 2021년 13.9%에 이어 2023년 9.1%까지 떨어지며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15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외상 진료체계 확립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도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이 2012년부터 2023년까지 권역외상센터 운영으로 예방한 외상 사망자를 1만4176명으로 추산하고 통계적 생명 가치를 적용해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투입 비용 6717억원 대비 총 사회적 편익은 약 19조5564억원에 달했다.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은 29.11배로 공공 보건의료 인프라 투자의 높은 타당성을 입증했다.하지만 괄목할 만한 지표 개선 이면에는 풀어야 할 구조적 난제들이 남아 있다.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권역별 격차다. 최종 치료기관 소재지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경기·인천이 6.4%로 가장 낮았고 서울 7.6%, 대전·충청·강원·세종 8.1% 순이었다. 반면 부산·대구·울산·경상은 11.6%, 광주·전라·제주는 14.3%에 달해 권역 간 사망률 차이가 2배를 넘었다.병원 간 전원으로 인한 골든타임 상실도 심각했다. 사고 후 최종 병원으로 곧바로 내원한 환자의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은 7.2%였으나, 다른 의료기관을 한 번 이상 경유해 전원 된 환자는 17.4%로 2.4배 높았다. 전원 환자가 사고 발생 후 최종 치료기관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전체 환자를 시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위치하는 값)은 3시간54분으로, 직접 내원 환자의 41분보다 크게 지연됐다. 예방 가능 사망 사례 중 전원 환자의 이송 시간 중앙값은 4시간48분에 달했다.실제 사망 사례를 정밀 검토한 질적 분석에서도 치료 지연의 민낯이 드러났다. 예방 가능 외상 사망으로 분류된 환자의 83.9%에서 병원 단계의 문제가 발견됐다. 주요 사망 원인은 대량 출혈이 43.2%, 뇌 손상 등 중추신경계 손상이 23.7%였다. 출혈로 숨진 환자 중 병원 내원 후 15분 이내에 신속 수혈을 받은 비율은 9.8%에 불과했고, 62.7%는 첫 수혈까지 1시간 넘게 걸렸다. 수술이나 색전술 등 결정적인 지혈 처치가 이뤄지기까지 걸린 시간도 중앙값 기준 3시간44분에 달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