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초연금 수급자를 가르는 핵심 기준인 ‘선정기준액’과 ‘소득인정액’ 산정 체계에 대한 전면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현 계산 방식이 고소득·고재산가의 실제 소득을 제대로 솎아내지 못해 중산층 이상까지 기초연금을 받는 기형적 구조가 이어지자,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리고 재정 지속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그러나 노인 소득 하위 70%에게 일률 지급하던 체계를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르게 지급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 구조로 바꾸려는 계획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수급 대상 축소와 기존 수급자 감액에 따른 노인 표심 이탈을 우려해 정부가 발표를 미루며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당초 예정됐던 기초연금 개편안 발표를 한 차례 연기한 데 이어 지난 28일 사전설명회를 행사 시작 1시간여 앞두고 돌연 취소했다. 
 
복지부는 "일부 세부 사항에 대한 최종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관략 안팎에서는 수급자 감축에 따른 political 부담이 개편안 발표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개편 논의의 출발점은 현행 제도의 소득 착시와 급증하는 재정 부담이다. 
 
2026년 기준 단독가구 선정기준액은 월 247만원으로 전년 대비 19만원 올랐으며, 전체 가구 소득 중간값인 기준중위소득(256만원)의 96.3% 수준에 달한다. 기준중위소득이란 우리나라 전체 가구를 소득 순서대로 줄 세웠을 때 정확히 한가운데에 위치한 소득 수준을 바탕으로 정부(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심의해 고시하는 지표다.문제는 소득인정액 산정 방식이 실제 체감 소득과 상당한 괴리를 보인다는 점이다. 일해서 버는 상시 근로소득의 경우 기본 116만원을 먼저 공제한 뒤 남은 금액의 30%를 추가로 차감하는 2단계 공제 방식을 적용한다. 이 때문에 부동산 등 다른 재산이 없는 단독가구 어르신은 근로소득만으로 매달 약 468만원(연 5600만원 이상)을 벌어도 기초연금을 수급할 수 있다. 맞벌이 부부가구 역시 합산 월 800만원(연 소득 1억원 육박) 수준이어도 수급 기준안으로 들어온다.올해 기초연금 총예산이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27조4000억원에 달하는 등 재정 압박이 커지자 정부는 선정 기준을 소득 하위 70% 목표 수급률 방식에서 기준중위소득 연동 방식으로 바꾸는 안을 마련했다. 2027년 기준중위소득 90% 이하를 시작으로 2028년 86.6%, 2029년 83.3%, 2030년에는 80% 이하까지 수급 대상을 단계적으로 축소 조정해 재정 지속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지급액 체계 역시 일률적인 월 35만원 지급에서 벗어나 소득에 따라 3단계로 차등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기준중위소득 20% 이하 저소득층은 2027년 월 38만원, 2028년 월 40만원으로 인상하고 20∼40% 구간은 각각 35만9000원, 36만7000원을 지급하되, 40% 초과 상위 구간은 월 35만원으로 동결하는 내용이다. 
 
아울러 저소득층 부부 감액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기준중위소득 40% 이하 저소득 직역연금(공무원·사학·군인연금) 수급자에게도 기초연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최종안이 확정되는 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