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출신의 사윤수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앵두가 쥐여준 씨앗 한 되(시인동네)'로 초가을 저녁, 독자들과 만난다. 시집 전문 책방 ‘산아래 詩’가 마련하는 ‘산아래서 詩 누리기’ 60번째 행사가 오는 9월 10일 오후 6시 대구 달서구 ‘산아래 詩 수목원산책’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사윤수 시인을 초청해 박상봉 시인이 대담을 진행하고 곽미숙·모현숙·백지은·서정희·이아침 시인이 시낭송으로 함께한다.사윤수 시인은 영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201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첫 시집 '파온'과 두 번째 시집 '그리고, 라는 저녁 무렵'을 통해 세계의 균열과 그 속을 살아가는 존재의 불안, 상처와 슬픔을 자신만의 언어로 구축해왔다.이번 시집 '앵두가 쥐여준 씨앗 한 되'에서도 그 시선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언어는 한층 응축됐고 사물을 바라보는 눈은 더욱 깊어졌다. 수국과 앵두, 두부와 옹기, 저녁과 나방처럼 우리 곁에서 흔히 마주치는 것들이 그의 시에 들어가면 삶의 상처를 비추는 낯선 거울이 된다.특히 사윤수의 시는 슬픔을 직접 호소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검은 두부’에서 시인은 “검은 두부가 온다 밤마다 온다”며 우리가 살아가며 삼킨 어떤 기억과 상처의 형상으로 그려낸다.‘슬픔 한 포대’에서도 슬픔은 추상적인 감정에 머물지 않는다. 슬픔을 말하면서도 감상으로 흐르지 않는 사윤수 시의 특징을 선명하게 드러낸다.장정일 시인은 시집 해설 ‘무지개 건너에는 꽃다발이’를 통해 “시인은 세계와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를 긍정적으로 파악하기보다 부정적으로 파악하는 것에 더 예민하다. 삶의 슬픔에 조금 더 가까운 모양새를 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그를 정통 시인임이 분명하다고 평한다. 그러나 사 시인이 절망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무욕과 인내, 조용한 염원을 통해 잃어버렸거나 아직 도착하지 않은 미래를 끊임없이 불러낸다. 시집 제목의 ‘씨앗 한 되’도 씨앗이 아직 오지 않은 계절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읽힌다.  장정일은 사윤수 시의 뿌리를 청도에서의 유년에서 찾기도 한다. 사윤수에게 의태어와 의성어는 단순한 언어적 기교가 아니라 '추억의 육화이자 고향의 재현'에 가깝다고 한다.이날 북토크에서는 시인의 작품을 직접 목소리로 만나는 시낭송 무대도 마련된다. 곽미숙 시인이 ‘수국은 누구의 눈매라 해야 할까요’를, 모현숙 시인이 ‘검은 두부’를 낭송한다. 백지은 시인은 ‘슬픔 한 포대’, 서정희 시인은 ‘옹기를 줍다’, 이아침 시인은 ‘봄의 증명서’를 각각 들려준다.빠르게 읽히고, 잊히며 언어가 넘치는 시대. 사윤수의 시는 그 반대편에 서 있다. 쉽게 읽히지 않는 대신 천천히 스며들고 마음에 들어온 문장은 좀처럼 빠져나가지 않는다. 앵두가 쥐여준 씨앗 한 되. 어쩌면 그것은 슬픔을 다 견디고 난 사람이 손에 남겨둔 최소한의 미래인지도 모른다. 그 씨앗이 어떤 시의 꽃으로 피어나는지, 초가을 저녁 시인에게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되겠다.행사 문의는 이미정 ‘산아래 수목원산책’ 책방지기(010-9361-2443)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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