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에서 지난 26일 빙하 일부가 무너져 내리며 하천을 덮치고 뒤이어 둑이 터지면서 거대한 재난이 발생했다. 히말라야의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는 배경엔 지구 온난화가 있다. 이번 네팔 대홍수의 원인을 기후변화 하나로만 돌릴 순 없지만, 히말라야에서 산악 재해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기후변화는 이미 존재하던 자연재해의 발생 조건을 바꾸고 그 위력을 키운다. 네팔 참사가 던지는 경고다.기후의 역습은 세계 곳곳에서 다른 얼굴로 나타난다. 2022년 파키스탄에선 기록적인 몬순 폭우로 3300만 명이 영향을 받았다. 또 다른 자연재해는 폭염과 산불이다. 유럽은 여름마다 폭염에 시달려 2024년 6∼9월 유럽 32개국에서 폭염 관련 초과 사망자가 6만2000여 명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기온이 치솟으면 땅과 숲이 건조해져 지난해 캐나다에선 6000건이 넘는 산불이 발생해 830만㏊ 이상이 불탔다. 소실면적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큰 산불 시즌이었다. 바다도 예외는 아니다. 온실가스 증가로 지구에 쌓인 여분의 열 대부분을 바다가 흡수하며 뜨거워져 태풍의 에너지원이 되고 있다. 수온이 높을수록 태풍은 더 많은 에너지와 수증기를 공급받는다. 주목해야 할 것은 태풍의 강도다. 점점 더 강한 태풍이 나타나고, 태풍이 몰고 오는 비의 양도 많아진다. 2024년 필리핀에는 불과 30일 사이 여섯 개의 태풍이 잇따라 영향을 미쳤다. 산에서는 빙하가 녹고, 하늘에선 폭우가 쏟아지고, 숲은 불에 타고, 바다는 태풍을 키운다. 자연재해의 얼굴은 달라도 배후에는 더워진 지구가 있다.한국도 매년 폭우와 폭염, 산불, 태풍 피해를 겪고 있다. 문제는 달라지는 기후에 우리의 방재 시스템이 제대로 따라가고 있느냐는 것이다. 하수관은 어느 정도의 강수를 감당해야 하는지, 제방은 얼마나 높아야 하는지, 산불 진화력은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과거 강우량을 기준으로 만든 하수관과 제방, 과거 폭염과 산불을 전제로 설계된 대응 체계로는 고강도 자연재해에 맞설 수 없다. 기후의 역습은 이미 시작됐다. 자연재해의 체급도 올라가고 있다. 이에 걸맞은 방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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