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제청을 반려하며 사실상 '재제청'을 요구한 초유의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되고 있다.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 앞엔 결국 두 가지 선택지가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에 추천한 대법관 후보 중 한 명을 다시 제청하거나,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추천 절차를 다시 밟는 방안이다. 조 대법원장이 후자를 택할 경우 청와대와 정면충돌이 심화해 갈등은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다.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민기 서울고법 판사 등 기존 추천자들이 자진 사퇴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조 대법원장은 청와대가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제청을 반려한 지난 28일 퇴근길 취재진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다음 주 중 정리가 되면 공식적으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그가 '기존 추천자 제청안'과 '신규 추천위 구성안'을 두고 고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이 기존 후보군에서 선택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지난 28일 브리핑에서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최대한 신속히 재제청 절차를 진행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추천위가 기존에 추천한 후보 가운데 한 명을, 구체적으론 당초 청와대가 선호한 것으로 알려진 김민기 부장판사를 제청하라는 취지로 풀이됐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은 김민기 부장판사만큼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카드라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김 부장판사의 배우자가 현 정권에서 임명된 오영준 헌법재판관이라는 이유에서다. 재판소원 등을 둘러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간 갈등 국면에서 이해충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청와대가 제청을 요구하는 인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헌법상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특히 대법관 증원법에 따라 향후 총 26명으로 늘어날 대법관 중 22명이 현 정부 임기 내 임명되는 점을 고려해 지금 후퇴하면 대법원의 정치적 중립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고심이 깔렸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이에 대법원 안팎에선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와의 정면충돌을 감수하고 추천위를 새로 구성해 후보군을 다시 꾸릴 가능성이 적잖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대법원장이 결국 추천위를 새로 구성키로 할 경우 청와대와의 긴장 고조뿐 아니라 대법관 공백 사태 장기화를 초래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청한 한 로스쿨 교수는 "신규 추천위 구성은 분위기 쇄신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청와대와의 협의에 성공한다 해도 후보 임명까지 최소 한 달 반은 걸릴 것"이라며 "신속한 재판을 받을 국민 권리가 그만큼 침해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일각에선 김 부장판사 등 기존 추천자들이 자진 사퇴하는 게 그나마 교착 국면을 해소할 현실적 방안이란 시각도 있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추천위를 새로 소집해도 기존에 추천된 이들을 신규 추천자에 포함해야 하는지를 두고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며 "이들이 추천위 심사에 동의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퇴하는 방안이 가능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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