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이 체온에 반응해 스스로 말초신경을 감싸 고정되는 차세대 신경 전극을 개발했다.31일 뇌연구원에 따르면 추남선 박사 연구팀이 체온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열반응성 소프트 자가고정(TSSA) 커프 전극’을 개발했다.
말초신경 인터페이스는 신경 신호를 외부 기기와 연결해 마비된 운동·감각 기능을 회복하거나 전자약 치료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기존 커프 전극은 신경에 고정하기 위해 의료용 실로 봉합하거나 별도의 잠금장치를 사용해야 해 수술이 복잡하고, 장기간 삽입할 경우 신경을 압박해 조직 손상과 신호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연구팀은 온도에 따라 유연성이 달라지는 형상기억고분자(SMP)를 이중층 구조로 설계해 문제를 해결했다. 개발된 전극은 상온에서는 평평하고 단단해 수술 과정에서 다루기 쉽지만, 체내 온도인 35~38℃에 닿으면 부드러워지면서 2~3분 안에 신경을 자연스럽게 감싼다.실이나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체내 수분 환경에서 기존 실리콘 전극보다 최대 7배 높은 고정력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실험쥐의 좌골신경에 전극을 적용한 장기 삽입 실험에서는 16주 동안 주변 신경 조직의 손상 없이 안정적인 신경 신호를 기록했다. 일반 전극보다 높은 수준의 신호대잡음비(SNR)를 유지했으며, 마이크로 CT와 조직학 분석에서도 신경 압박이나 보행 기능 저하 없이 생체적합성이 확인됐다.전극은 반도체 미세공정(MEMS)을 적용해 직경 0.5~2.0㎜의 다양한 말초신경 크기에 맞춰 제작할 수 있다. 센서나 신경 자극 소자 등과 결합할 수 있어 활용 범위도 넓다.추남선 박사는 “체온 변화만으로 스스로 감겨 고정되는 유연 신경 전극을 구현해 신경 손상 위험을 크게 낮췄다”며 “장기간 안정성을 확인한 만큼 정밀 전자약과 인공 의수 제어, 차세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의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 한국연구재단 세종과학펠로우십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