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세상에 알려진 지 15년이 된 가운데 포항환경운동연합이 정부에 미신고 피해자 발굴과 실질적인 피해구제, 희생자 추모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포항환경운동연합은 31일 성명을 내고 “2011년 8월 31일 정부의 역학조사 결과 발표로 가습기살균제가 중증 폐질환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피해자를 제대로 찾지도 않은 채 신고부터 끝내는 것은 참사의 해결이 아니다”고 주장했다.단체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11년까지 최소 49종류, 약 1000만 개의 가습기살균제가 판매됐지만 실제 제품 사용 규모와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면적인 피해조사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2026년 7월까지 정부에 신고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8094명이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1천957명이다. 피해구제를 인정받은 사람은 6037명이다. 반면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조사에서는 가습기살균제 노출자가 약 894만 명, 건강 피해자가 약 95만 명, 사망자는 약 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포항환경운동연합은 이 같은 수치를 근거로 “정부에 신고된 피해자는 추정 피해자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신규 피해 신고와 추가 심의가 제한될 경우 아직 신고하지 못한 피해자들이 국가에 피해를 호소할 기회조차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특히 정부가 피해 신고를 마감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적극적인 피해자 발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피해신고 창구를 설치하고 과거 판매·구매기록 등을 활용해 가습기살균제 사용 가능성이 있는 소비자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는 한편, 기존 신고자 가족 등 함께 제품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건강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필요할 경우 피해 신고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희생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추모도 촉구했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은 “정부가 희생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추모를 약속했지만 참사가 알려진 지 정확히 15년이 되는 오늘까지 국가 차원의 공식적인 추모행사조차 없다”며 “거의 2천 명에 이르는 신고 사망자가 발생한 사회적 참사인 만큼 희생자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도 국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이어 정부에 ▲피해자 발굴 및 전국적인 피해 실태조사 ▲실질적인 배·보상 대책 마련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규명 ▲국가 차원의 희생자 추모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대표는 “피해자를 찾지 않은 채 법적 절차부터 끝내는 것은 참사의 해결이 아니다”며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서둘러 종결하려 하지 말고 피해자 찾기와 피해구제, 진상규명, 추모와 재발방지에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