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하나에서 시작된 작은 낙서가 캐릭터가 되고 캐릭터가 모여 하나의 도시와 세계가 되는 ‘두들(Doodle)’의 세계가 경주를 찾는다.   세계적인 아티스트 미스터 두들(Mr Doodle·본명 샘 콕스)의 전시 'DOODLE GYEONGJU'가 오는 18일부터 내년 3월 14일까지 경주 플레이스씨에서 열린다. 미스터 두들의 낙서는 누구나 한 번쯤 해본 것이지만, 작가의 손을 거치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세계로 확장된다.   이번 전시는 미스터 두들이 경주를 위해 새롭게 제작한 작품 70여 점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로, 기존 소장품 90여 점을 더해 모두 160여 점 규모로 작가의 작업세계를 조망한다. 특히 신작 가운데 25점은 전시장 벽면을 가득 채우는 대형 작품이다. 빽빽하게 이어지는 선과 캐릭터, 그 안을 채우는 색과 이미지가 하나의 거대한 화면을 이루면서 관람객은 작품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두들랜드’ 안으로 들어온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낙서’에서 시작해 공간 전체로…미스터 두들의 독창적 세계   미스터 두들에게 낙서는, 계획 없이 펜을 움직이는 순간 하나의 캐릭터가 탄생하고 그 캐릭터들이 서로 얽히면서 빈틈없는 하나의 세계가 만들어진다. 작가는 자신이 만든 이 세계를 ‘두들랜드(DoodleLand)’라고 부른다.초기, 흑백의 선을 중심으로 작업했던 그는 최근 색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며 작업의 영역을 넓혔다. 선 사이의 면을 강렬한 원색과 그러데이션으로 채우거나 하나의 색으로 화면 전체를 끌고 가는 방식이다.캔버스에 머물던 작업도 벽과 가구, 자동차는 물론 자신이 사는 집까지 확장됐다. 회화의 경계를 화면 밖 공간으로 밀어내면서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공간 경험으로 바꿔놓은 것이다.이번 경주 전시는 이 같은 미스터 두들의 작업세계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새롭게 제작된 7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작가가 최근 어떻게 선과 색, 공간을 확장해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경주의 역사성과 동시대 예술의 만남이번 전시가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장소다. 바로 신라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경주에서 가장 자유롭고 현대적인 미술 언어 가운데 하나인 ‘두들’을 만난다는 점에서다. 플레이스씨는 2023년 경주에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으로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국내외 동시대 예술을 소개해왔다. 개관전으로 현대미술의 거장 로즈 와일리의 대규모 전시를 선보였으며, 무라카미 다카시를 중심으로 한 일본 현대미술 컬렉션전 등 다양한 기획을 이어왔다.경주의 문화적 자산에 동시대 예술을 더해 지역 관람객과 관광객에게 새로운 문화 경험을 제공해온 플레이스씨가 이번에는 대중에게 친숙하면서도 독창적인 미술 언어를 가진 미스터 두들을 선택한 셈이다.플레이스씨 최유진 대표는 “이번 전시는 눈으로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작가가 현장에서 그려나가는 순간을 지켜보고 관람객 스스로 항아리 위에 자신의 두들을 남기는 경험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이어 “천년의 시간이 쌓인 경주에서 가장 자유로운 낙서를 만나는 일은 각별할 것”이라며 “지역에서도 동시대 예술의 가장 앞선 흐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전시가 보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7년 인연이 전시로…컬렉터와 작가의 특별한 만남이번 전시는 작가를 응원하던 컬렉터와 작가의 관계가 7년의 시간을 지나 하나의 전시로 결실을 맺은 결과다. 플레이스씨 최상원 회장과 미스터 두들의 오랜 인연에서 시작됐다. 최 회장은 2019년 초 미스터 두들의 작업을 처음 접한 이후 도쿄 아트페어를 비롯해 작가의 주요 전시 현장을 직접 찾아 작품세계를 지켜봤다.이 인연은 컬렉션으로 이어졌다. 최 회장은 현재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미스터 두들 컬렉터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작가가 직접 그린 소파와 조명 등도 플레이스씨에서 만나볼 수 있다.▲경주국가유산야행에서 만나는 ‘움직이는 두들’ 개막 하루 전 열리는 오프닝 행사에서는 미스터 두들이 직접 그림을 그리는 라이브 페인팅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높이 3m에 달하는 미스터 두들 조형물 위에 작가가 직접 두들을 채워가는 과정을 관람객들이 현장에서 지켜볼 수 있다.특히 18일에는 ‘2026 경주국가유산야행’ 개막 행사와 연계한 특별한 퍼포먼스도 마련된다. 이날 오후 5시 30분 월정교 일원에서는 한국 전통건축의 치미를 형상화한 조형물 위에 미스터 두들이 직접 두들을 그려 넣는다.   야행 기간인 18일부터 20일까지는 전시장 운영시간도 오후 10시 30분까지 연장된다. 월정교공영주차장과 플레이스씨를 잇는 셔틀버스도 40분 간격으로 운행돼 야행과 전시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관람객이 직접 만드는 ‘나만의 두들’ ‘두들 항아리 그리기’는 초벌 항아리 위에 미스터 두들처럼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보는 프로그램이다.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하며 10인 이상 단체 예약제로 운영된다.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을 위한 ‘두들 탐험대’도 있다. 전시 관람객이라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전시와 연계한 한정 굿즈도 마련돼 관람객에게 또 다른 방식으로 두들 아트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전시 관람 뒤에는 야외정원에서 여운을 이어갈 수도 있다. 플레이스씨는 화려한 일루미네이션으로 꾸민 야외정원에 비어가든을 마련하고 다양한 음식과 음료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미스터 두들은 어린 시절부터 노트 여백을 빼곡하게 채우던 낙서를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발전시켰다.화면 전체를 선으로 가득 채우는 독특한 작업은 SNS를 통해 세계로 퍼져나갔고 글로벌 아트 플랫폼 아치(Artsy)가 선정한 ‘30세 미만 가장 성공한 작가’에도 이름을 올렸다.도쿄와 교토, 타이베이, 홍콩 등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미술과 대중문화를 잇는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전시는 오는 18일부터 2027년 3월 14일까지 경주 플레이스씨(경주시 국당2길 2)에서 열린다. 전시 관련 상세 문의는 054-775-5500으로 하면 된다. 관람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무휴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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