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회가 작은 것부터 스스로를 바꾸고 있다. 지난 3일과 4일 이틀간 포항 라한호텔에서 열린 ‘2026년 경상북도의회 의원연수회’는 겉모습만 보면 여느 지방의회 연수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술과 풍류로 채워지던 관행적 단합의 자리에, 이번에는 물과 특강이 들어섰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집행부와 외부 인사가 함께한 만찬장에서조차 주류 반입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대목은 예사롭지 않다. 청렴을 말로만 외치던 시대를 지나, 실천으로 증명하려는 의지가 읽힌다.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이라 했다. 맑은 정신으로 마음을 모으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뜻이다. 도정의 발전과 도민의 행복을 논하는 자리라면, 그 시작은 응당 흐트러지지 않은 정신에서 비롯되어야 하지 않겠는가.제13대 경북도의회 전반기의 슬로건 '경북의 힘, 도민의 희망, 일하는 의회'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의원 개인의 역량, 의회 사무처의 뒷받침, 집행부와의 협력이라는 세 축이 하나로 모일 때 비로소 온전한 힘이 나온다는 삼위일체(三位一體)의 철학이 담겨 있다. 반대로 어느 한쪽에서라도 허물이 생기면 전체가 먹칠을 당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함께 담겨 있다는 점에서, 이는 자경자계(自警自戒)의 다짐이기도 하다.연수 내용도 알차다. 대구회생법원 이종길 부장판사의 강연은 의원들이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법원 절차에 대한 이해를 넓혔고, 국민권익위원회 정수효 강사의 청탁금지법·이해충돌방지법 강의는 지방의원의 청렴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둘째 날 진행된 4대폭력 예방교육은 '존중으로 여는 안전한 의정'이라는 주제 아래, 상하좌우 구분 없이 서로를 존중하는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 없이는 이루기 어려운 덕목이다.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청렴서약식이다. 경북도의회 최연소 의원인 허지훈 의원이 대표로 서약서를 낭독하고 전체 의원이 이에 서명한 장면은, 세대와 경력을 뛰어넘어 청렴이라는 가치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을 경계하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이 젊은 의원의 목소리로 대표됐다는 사실은, 앞으로의 경북도의회에 작지 않은 신뢰의 씨앗이 될 것이다.연수회 마지막 일정으로 의원들은 포항가속기연구소와 RIST인큐베이팅센터를 직접 찾았다. 탁상공론(卓上空論)에 머물지 않고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는 태도다. 세계적 연구 인프라인 방사선 가속기와 첨단 제조 인프라를 갖춘 인큐베이팅센터를 둘러보며 신소재·반도체·바이오·에너지 분야의 성과와 창업기업의 성장 공백 해소 방안을 함께 고민한 것은, 백문이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이라는 옛말을 그대로 실천한 셈이다.김희수 의장의 말처럼, 이번 연수회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교육과 자기 성찰의 계기로 이어지길 바란다. 초지일관(初志一貫)의 자세로 청렴과 전문성을 함께 갖춰 나갈 때, 경북도의회가 표방한 '일하는 의회'는 구호를 넘어 도민이 체감하는 실체로 자리 잡을 것이다. 결국 의정활동의 성패는 화려한 슬로건이 아니라, 맑은 정신과 삼위일체의 협력을 얼마나 꾸준히 지켜내느냐에 달려 있다.여기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날 연수회를 통해 현장에 답이 있다는 불문율과 만찬장의 환담이 현장으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도 동시에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