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잔치는 공짜가 아니었다. 지난 달 말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자 미 국고채 금리가 급등했다.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발언에 진정세를 보였으나,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대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과 독일, 일본 등 주요국 국채 금리가 오름세를 보인다.전쟁 등의 여파로 미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면, 한국 경제도 통화와 금융, 실물 전반에서 영향을 받게 된다. 올해 유례없는 수출 호조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원화가 강세로 돌아선 것은 다행스럽다. 그러나 미 국채 금리의 추세적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지고 달러 선호 심리가 우세해지면 원화는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 글로벌 투자 자금이 신흥국 주식과 채권에서 빠져나가 안전한 달러 표시 자산으로 몰려서다.정부는 외환 방파제를 확충하고 경제 부실 뇌관 관리에 집중해 고금리 충격이 금융 시스템 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방어해야 한다. 통화당국은 통화정책의 속도와 수준을 결정할 때마다 환율과 물가 안정을 유도하면서 내수 경기가 침체에 빠지지 않고 가계부채 뇌관을 자극하지 않는지를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 가계와 기업들은 높은 수익률만 추구할 게 아니라, 현금흐름 방어와 부채 관리에 나서야 한다. 대출이 과도하게 많은 건 아닌지, 보유 현금은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 투자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야 할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레버리지(영끌·빚투) 수준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기업들은 단기 차입금 비중을 낮추고 만기를 분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시장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신용공여 한도를 확보해둬야 한다. 이자 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운 비핵심 사업부는 과감하게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하워드 막스(Howard Marks)는 "투자의 중요한 규칙 중 하나는 미래를 예측하려 하지 말고, 현재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다. 주기는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다가올 국면 전환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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