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7일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의료와 요양, 복지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연계하는 지역돌봄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필자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대구 수성구는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9%로, 인근 구‧군이나 경북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그 때문인지 아직 통합돌봄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어르신들을 만나보면 통합돌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2025년도 장기요양실태조사에 따르면, 어르신 10명 중 7명은 자신의 삶을 마무리할 때까지 자신이 살아온 집에서 생활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숙한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 존엄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 많은 어르신들의 가장 큰 바람 중 하나인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거동이 불편하고 여러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진다면, 결국 살던 집에서 생을 마무리 하는 데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의료가 집으로 가야 하는 이유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러한 필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부터 장기요양수급자를 대상으로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팀을 이뤄 어르신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진료와 간호, 상담을 제공하며, 필요한 경우 요양‧복지서비스를 연계한다. 병원이나 요양원이 아닌 살던 집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의료체계인 셈이다. 2026년 8월 기준 전국 463곳의 재택의료센터가 운영되고 있고, 수성구에는 2곳이 지정돼 있다. 하지만 아직 이용률은 낮은 실정이다. 제도가 있어도 어르신과 보호자가 알지 못한다면 이용으로 이어질 수 없다.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의료기관의 관심과 참여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 재택의료는 단순히 의사가 환자의 집을 한 번 방문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환자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의료서비스와 함께 사회복지사가 어르신의 욕구를 바탕으로 요양‧복지서비스를 연계하는 통합돌봄의 핵심적인 의료체계다. 지방자치단체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의 의료‧요양‧복지서비스 제공 기관들이 촘촘하게 협력할 때 그 효과도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 이제는 의료서비스도 환자가 찾아오는 시대에서 환자를 찾아가는 시대로 변화해야 한다. 어르신들이 병원과 요양시설을 전전하지 않고 자신이 살아온 동네, 익숙한 집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모습일 것이다. 돌봄이 집으로 간다면 의료도 집으로 가야 한다. 재택의료가 통합돌봄의 든든한 한 축으로 자리 잡을 때, ‘살던 곳에서 계속 살아가는 사회’도 비로소 실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