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조사를 받다 강압수사를 받았다며 목을 매 숨진 경산시 간부공무원 자살사건이 한달이 넘는 대검 감찰 끝에 26일 '수사과정에서 강압이 있었다'는 최종 발표가 나왔다. 하지만 고인의 검사 폭행폭언 주장이 사실인 것으로 검찰의 판단과 별도로 이번 결과 발표가 지역정가 등에 파장을 일으키며 2라운드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A씨가 남긴 유서에 검찰 강압 내용과 별도로 정치권과 관련된 민감한 내용이 상당부분 언급돼 있어서다. 경산시 5급 공무원 A(54)과장은 승진인사 비리로 대구지검 특수부에 조사를 받다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지난달 4일 검찰의 강압수사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신이 근무하던 체육관에서 자살했다. 유족들에 의해 공개된 A4용지 25장 분량의 유서에서 A씨는 검찰조사 내용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했다. 유서는 시민, 가족, 직원들에게 보내는 글 등으로 나눠져 작성됐다. "누명을 쓰고 있다. 억울하다"는 내용이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의 실명과 함께 기록됐다. 특히 검찰수사를 받던 중 검사와 수사관 등 모두 4명으로부터 욕설, 뺨과 가슴에 폭행, 협박 등을 당한 사실이 실명 및 날짜 검사실 방 번호 등과 함께 상세히 기재됐다. 또 그 가운데 수사관 2명은 밤새 술을 마셨는지 술냄새가 진동해 제대로 조사를 받을 수 없을 정도였고 갖은 욕설과 협박으로 인간이하 취급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A씨는 자신이 현 시장의 비자금을 관리한다고 지목돼 일부 정치인을 비롯한 지역 인물들에게 누명을 뒤집어 쓰고 있다며 특정 국회의원과 시의원 등의 실명을 거론했다. 우선 검사의 폭행폭언과 관련해서는 사실일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홍지욱 대검감찰본부장은 "신문조서 받는 과정에서 폭행 등이 있었다고 판단, 검찰총장에게 담당 B(35)검사에 대한 징계청구를 건의하고 수사를 통해 기소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또 수사관의 음주여부도 "피의자가 전날 출석하기로 돼있었는데 안 나오고 연락도 안 돼서 술을 마셨는데 그날 밤 10시에 '내일 오겠다'고 해서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수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폭행건 검사 수사 끝나는 시점에 수사관 징계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결론을 내린 배경으로는 2개여월에 걸쳐 유서를 상세히 확인한 점을 들었다. 하지만 유서에는 진실성이 있는 정황과 의심하게 하는 정황 모두 들어있다고도 설명했다. 조사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검찰은 검사 본인의 부정에도 불구, 조사에서 A씨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담당검사는 대검발표 1시간뒤 대구지검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때린 적 없다. 정책적인 판단에 억울하다. 특검이던 뭐든 끝까지 죄가 없음을 밝힐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제 문제는 유서에서 언급된 나머지 부분들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원이 자신을 현 시장 최측근으로 몰며 억울하게 모함하고 있다는 주장의 진실여부다. 검찰조사발표로 지역정가는 뒤숭숭하다. 검찰은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A씨 주장에 대해 사실이라는 판정을 내린 만큼 고인의 다른 부분 주장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개연성 때문이다. 비록 처음 A씨의 유서내용과 다른 메모형식의 경산시장 비위 관련 내용도 공개됐지만 일단 유서내용의 진실성에 검찰의 무게가 실리며 여론이 급격하게 한쪽으로 쏠릴 것이라는 점에서다. 현재까지 유서에 언급된 정치인 수사유도설 당사자들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성명서 등을 통해 내용을 극구 부인한 바 있다. 특히 사건본질은 경산시장의 인사 등의 전횡으로 발생한 것인데 고인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현재까지 검찰은 유서 나머지 내용에 대해서는 수사가능성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사안의 심각성 때문인지 폭행혐의 검사의 구체적인 수사내용과 일정도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일절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 조사와 별개로 국가인권위가 유족 진정서에 따라 조사를 벌이고 있어 그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인권위는 이미 수차례 현장조사 등을 통해 구체적인 과정을 파악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수사결과 검찰의 권위도 떨어졌지만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지역 정치계일 것"이라며 "일단 국회의원 등 한나라당이 타격을 입었지만 경산시장 측도 여러 가지 의혹에서 자유롭지만은 않아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최소 2년동안 경산은 이들의 공방으로 시끄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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