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10명 중 4명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통일에 대한 의식이 예전보다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북이 분단된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20·30대에서는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20%대에 그쳐 통일에 대한 젊은 세대의 거리감이 두드러졌다.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은 오는 29일 '2026 통일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7월 1∼26일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9∼74세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원이 직접 방문하는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8%포인트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39.0%로 지난해 41.1%보다 2.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4년 36.9%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지난해 30.4%에서 올해 32.2%로 높아졌다. 첫 조사였던 2007년 15.1%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두드러졌다. 20대와 30대에서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각각 25.2%, 27.0%에 그쳤지만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각각 44.8%, 47.0%에 달했다.통일 방식에 대해서는 '여건이 성숙하기를 기다려 점진적으로 통일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42.7%로 가장 많았다. 통일 시기와 관련해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응답은 2007년 조사 시작 이래 최고인 39.1%였다. '30년 이상'이라는 응답도 27.5%에 달해 응답자의 3분의 2가 30년 이내 통일 달성을 부정적으로 봤다.남북이 사실상 두 국가로 분단된 '현재대로가 좋다'는 응답은 31.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대와 30대에서는 '현재대로가 좋다'와 '통일에 관심이 없다'는 응답을 합친 비율이 각각 55.1%, 55.9%로 절반을 넘었다. 통일보다는 남북의 평화로운 공존을 우선해야 한다는 인식도 강했다.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추진해야 할 대북정책 목표로 '평화공존·평화정착'을 꼽은 응답은 61.6%로 모든 연령대와 정치 성향 집단에서 절반을 넘었다. '개혁개방·경제공동체'는 22.6%, '남북통일'은 15.3%에 그쳤다.북한 정권에 대한 불신은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위협을 느낀다는 응답은 86.4%였으며 북한 정권과 대화·타협이 불가능하다는 응답은 지난해 66.5%에서 올해 78.3%로 높아졌다. 북한 정권이 통일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도 83.3%로 역대 최고였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90.4%에 달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에 찬성한다는 응답도 61.1%로 지난해 51.8%보다 9.3%포인트 상승해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연구원은 일반적인 핵 보유 찬반을 물은 결과로 비용이나 외교적 부담에 대한 동의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미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협력대상으로 보는 응답은 76.4%로 2015년 이후 처음 80% 아래로 떨어졌다. 전년 대비 하락 폭인 4.5%포인트는 조사 이래 가장 컸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한국을 도울 것이라는 응답도 전년보다 9.3%포인트 떨어진 61.2%로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반면 미국이 '자국 이익에 따를 것'이라는 응답은 34.4%로 처음 30%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