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조례법 관련 기사가 나고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열심히 봉사하며 노력해 온 모든 일들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20년의 시간이 ‘특혜’라는 단어 하나로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칠곡군아이누리장난감도서관 김명신 관장은 장난감도서관 위탁 운영 관련 보도 이후 자신이 겪은 시간을 이렇게 돌아봤다.김 관장은 20년 전 마을에서 육아공동체를 만드는 일로 지역 활동을 시작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을 연결하고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을 함께 찾아 채우며 활동을 이어왔다고 했다.“처음부터 무언가를 얻으려고 시작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아이들과 부모들이 마을에서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마음이었습니다.”앞서 해당 언론은 지난 7월과 8월 칠곡군아이누리장난감도서관 위탁 운영을 두고 ‘10년 장기 독점’, ‘행정 특혜’, ‘다른 보육법인의 참여 기회를 원천 봉쇄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칠곡군아이누리장난감도서관은 최초 3년 계약과 한 차례 3년 재계약이 끝난 뒤 새로운 공개모집 절차를 거쳤다. 당시 현 수탁기관을 포함해 모두 3개 기관이 신청해 경쟁심사를 받았다.관련 조례에도 동일 기관의 누적 운영기간을 6년으로 제한하거나 기존 수탁기관이 이후 공개모집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은 명시돼 있지 않았다.김 관장은 “재계약과 공개모집은 다른 절차인데, 그 과정은 빠지고 ‘10년 독점’이라는 말만 남았다”고 호소했다.예산 관련 보도와 관련해서도 “칠곡군아이누리장난감도서관과 왜관아이누리장난감도서관 두 곳의 예산을 합한 금액인데, 마치 한 시설에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면 받아들이는 사람은 전혀 다르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관장과 해당 언론은 지난달 11일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을 거쳐 관련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를 10월 2일까지 게재하기로 합의했다.
 
합의된 정정보도문에는 칠곡군아이누리장난감도서관이 최초 계약과 재계약 이후 공개경쟁 절차를 거쳐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고 조례 위반 여부와 특혜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내용과 함께 매년 2억5000만원은 칠곡군아이누리장난감도서관과 왜관아이누리장난감도서관 등 두 시설의 예산을 합산한 금액이라는 내용이 담겼다.조정합의서에는 정정보도를 기한 내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난 10월 3일부터 실제 이행일까지 김 관장에게 하루 50만원의 비율로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김 관장은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정정보도에 합의했다면 최소한 미안하다는 말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김 관장은 지난달 29일 칠곡군청 앞에서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결과 정정보도 합의, 배O근 기자 이제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해주십시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섰다.“정정보도는 기사 내용을 바로잡는 절차다. 하지만 이미 기사를 읽은 사람들의 기억과 시선까지 동시에 바로잡을 수는 없다.”김 관장에 따르면 해당 기자는 이후 자신의 1인 시위 모습을 개인 SNS에 게시했고,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글도 올렸다.김 관장은 “사과를 받고 싶어 어렵게 피켓을 들었는데 그 모습까지 SNS에 다시 올라간 것을 봤다. 제 절박한 마음이 가볍게 다뤄지는 것 같아 허탈했다”고 전했다.해당 기자가 자신의 입장을 설명한 SNS 글에 지역 정치인이 보인 반응도 마음에 남았다고 했다.
김 관장은 “게시글에 칠곡군 J·K 군의원이 ‘좋아요’를 눌러놓은 것을 봤다”며 “두 분이 어떤 뜻으로 눌렀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들의 의도를 단정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던 제 입장에서는 그 반응이 또 다른 상처로 느껴졌다”고 했다.이번 일을 겪으며 김 관장은 기사와 SNS의 파급력을 새삼 실감했다고 한다.
“한번 기사가 올라가면 여러 경로를 통해 계속 퍼진다. 하지만 정정보도까지 찾아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처음부터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김 관장은 “언론은 행정과 권력을 감시하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야 한다. 저 역시 그런 역할을 존중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한 사람의 명예가 걸려 있다는 점도 함께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보도 이후 활동을 계속해야 할지 흔들린 순간도 있었다고 했다.그는 “마을에서 육아공동체를 만들면서 시작했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아이와 부모에게 필요한 것을 함께 채우면서 여기까지 왔다. 그 시간까지 이번 일 때문에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고 토로했다.이어 “정정보도는 기사를 바로잡는 일이고, 진심 어린 사과는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