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성장을 거듭해온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올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전기차로 넘어가기 시작했다는 진단과 함께 현대차·기아의 생산 차질과 주력 모델 노후화가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1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1∼9월) 국내 하이브리드차(마일드하이브리드 포함) 신규 등록은 42만1199대로 작년 동기보다 3.9% 줄었다. 연료별 등록 통계가 집계된 2013년 이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1∼9월 기준)이 감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전체 신차 등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4.1%로 0.4%포인트 낮아졌다.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1∼9월 기준 2013년 2만2181대(비중 1.9%), 2014년 2만5787대(2.1%), 2015년 2만8438대(2.1%), 2016년 4만6333대(3.4%), 2017년 6만892대(4.3%), 2018년 6만2083대(4.5%), 2019년 7만3165대(5.6%)로 꾸준히 늘었고 2020년(11만16대·7.7%) 처음 10만대를 넘어섰다. 2021년에는 17만4347대(13.1%)로 비중이 처음 10%를 넘었고 2022년 20만3212대(16.3%), 2023년 27만8500대(21.0%), 2024년 35만5404대(29.4%), 지난해 43만8170대(34.5%)로 해마다 가파르게 늘었다.올해 하이브리드차 성장세가 꺾인 배경으로는 수요와 공급 요인이 모두 거론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내연기관차에서 하이브리드차로 이동했던 국내 자동차 중심축이 이제 전기차로 넘어가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수년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에서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 수요 회복과 함께 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올해 1∼9월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은 29만60801대로 74.8% 급증했다. 하이브리드차뿐 아니라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차 판매가 일제히 줄어든 가운데 나타난 두드러진 증가세다. 기아가 EV5·EV4·PV5를 앞세워 작년보다 112.3% 많은 10만4370대의 전기차를 팔았고, 수입차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모델Y·모델3에 힘입어 104.4% 증가한 8만9148대를 판매했다. 휘발유차는 38만6533대로 19.4% 줄면서 하이브리드차에 연료별 1위 자리를 내줬다. 전기차가 3위였고 LPG차(9만1965대·11.0%↓), 경유차(2만9712대·58.6%↓)가 뒤를 이었다.공급 측면에서는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 생산 차질과 모델 노후화가 꼽힌다. 지난 3월 부품업체 안전공업 화재로 주요 차종의 인도가 지연됐는데 여기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상당수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의 경우 아반떼·투싼·그랜저 등 주력 차종의 하이브리드 신모델 출시 시점이 하반기에 몰리면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뤘다는 분석도 있다. 기아는 셀토스를 제외하면 쏘렌토·스포티지·K8 등 주력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기차에 비해 노후화하면서 판매가 주춤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이브리드차 성장세가 주춤한 것은 공급과 수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면서 "4분기에는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이 소진되고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 등 신차도 나오는 만큼 연말엔 반등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