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출산율을 넘어 개인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쪽으로 국가 인구전략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그간 저출생의 직접적 원인을 해소하기 위한 출산율 제고 등에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저출생·고령화를 포함해 지방소멸, 기술혁신, 가족 형태 다변화 등 사회 전반의 변화를 고려하겠다는 취지다. 더불어 인구전략위원회(이하 인구위)는 각 부처 인구 관련 사업 예산을 사전에 조율하는 등 범정부 인구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인구위는 14일 "세대와 경계를 넘어, 함께 도약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인구비전을 선포하고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기존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인구전략기본법으로 전면 개정·시행된 후 수립된 첫 계획이다. 향후 5년을 인구변화 대응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지방소멸 위기,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등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인구전략의 방향이 담겼다.정부는 그간 인구문제를 출산율·인구 규모 등 양적으로 접근해왔으나, 지금은 사회 전반의 변화를 고려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개인의 삶의 질 제고'와 '사회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목표로 설정했다.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지표로는 삶의 만족도와 경제활동 참가율을 제시했다. 향후 5년간 삶의 만족도는 2025년 기준 6.6점에서 2030년 7.0점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은 같은 기간 71.8%에서 74.0%로 높일 방침이다.김진오 인구위 부위원장은 "합계출산율 제고는 여전히 아주 중요한 정책과제이지만, 목표치 제시는 지양하려고 한다"며 "삶의 질을 제고하고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게 중요해진 데 따라 삶의 만족도와 경제활동참가율을 대표 지표로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청년은 취업·결혼·출산 등 인생의 중요 단계마다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어르신은 살던 동네에서 경제적 걱정 없이 일과 사회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각각 지원할 예정이다. 청년 고용률은 2025년 45%에서 2030년 50%로 높이고, 노인 빈곤율은 2024년 35.9%에서 2030년 30%로 낮추는 게 목표다. 여성 경력단절 비율(20→10%), 유연근무 사용률(16.3→25.0%), 고령자 고용률(70.5→72.0%) 등도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지표로 설정해 점검할 예정이다.이밖에 AI·로봇 등 기술혁신을 활용해 생산 가능 인구 감소 등 위기에 대응하고, 이주민과 다양한 가족 구성원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한다.이날 인구위는 그간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추진하기로 결정한 인구전략 기본과제 외에 앞으로 사회적 공론화 등이 필요한 도전과제를 공개했다. 우선 생애주기에 맞춘 이른바 'K-돌봄 체계' 구축을 추진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부모의 생활시간과 다양한 근로유형에 맞춘 영유아 및 초등 돌봄 서비스 지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어린이집·학교 등 기관 간 연계를 강화해 돌봄이 필요한 아동을 발굴하고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게 골자다.노인 돌봄에 대해서는 통합돌봄 대상자를 노인·고령 장애인에서 2030년 정신질환자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노쇠 예방부터 생애말기 돌봄까지 서비스를 확충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24, 아이사랑 등에서 분산된 돌봄서비스 정보를 연계해 통합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에이지 테크(Age-Tech) 기반의 청년 돌봄전문인력 양성도 도전과제로 제시했다. 에이지 테크는 고령자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한 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 기반 제품·서비스를 뜻한다. 급증하는 노인 돌봄 수요와 돌봄 인력 부족·고령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AI·로봇 등 첨단기술을 활용할 청년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