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인화에 반발하며 본부 점거 농성을 진행중인 학생들은 학교 측이 대화에 임할 때까지 농성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학생들이 점거 농성을 풀면 대화에 나서겠다는 학교 측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이번 사태를 해결할 열쇠는 다시 학교 측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에 따라 법인화를 둘러싼 내부 갈등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농성 나흘째인 2일 낮 12시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전체회의를 거친 결과 만장일치로 점거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며 "3일 낮 12시까지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학생들이 점거 농성을 선택하게 된 것은 그간 대학 본부가 보여왔던 일방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만약 점거를 푼다면 학교 측에서 성실하게 우리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고 법인설립준비위원회(설립준비위)에 들어와서 얘기하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요구는 학교 측에서 일방적으로 불법을 운운하며 학생들의 의견을 규정짓는 것이 아니라 총장과 대학본부의 의견을 제시하라는 것"이라며 "지금의 태도를 유지한다면 투쟁을 확장시킬 것"이라고 호소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이번 제안을 거절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이다. 학생들의 요구사항은 이미 학교 차원의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남익현 기획처장은 우선 학생들의 요구사항인 설립준비위 해체와 법인화 재논의에 대해 "법을 위반하거나 다시 개정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학교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국회에서 해야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남 처장은 "학교가 나서 국회에 법인화 추진 반대 의견을 내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평의원회를 통해 86%의 찬성으로 의결된 사항이기 때문에 아무리 총장이라 하더라도 이를 번복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대화를 통해 법률적으로 오해하는 부분에 대해 설명하고 학생들로부터 좋은 의견을 듣는 것"이라며 "인내심을 갖고 학생들과 계속 대화를 시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연천 총장은 전날 오후 6시 이학래 학생처장을 통해 총학생회 측에 전달한 답변서에서 "행정관 점거를 풀면 2일 오후 3시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 대표와 조건없이 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학생들은 3일 오후 7시 타 대학들과 연대 집회를 열고 농성을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