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4만 달러를 달성하고 5만 달러 시대로 향하게 될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반도체 중심으로 일부 대기업이 견인하는 성과가 국가 전체의 경제성장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자영업자와 서민의 가계 살림까지는 온기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환율 안정이 물가 폭등을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자산 격차와 양극화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이재명 정부는 비상계엄 후 단기간 내에 국정을 안정시키고 경제, 외교, 국가균형발전, 국정운영 등에서 많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급속한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인사잡음이나 민주당 내분, 코어 지지층 이탈 등 여러 진단을 내놓고 있다.   지지율은 마음의 흔들림을 표현한 것으로서, 국정 전반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보다 응답자 자신과 연관된 요인에 더 많은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지지율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대다수 국민이 직접 관여되어 있고 피부로 느끼는 '부동산'과 '주식'이다. 민생의 두 축인 이 두 시장에서 국민 다수가 손실을 보고 주거 불안에 내몰릴 때, 지지율과 국정 동력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금의 주식시장은 1,400만 개인투자자들에게 자산 형성의 기회가 아니라 손실과 불안이 반복되는 고통의 현장이다.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가 8,000만 개를 넘어설 만큼 주식은 이미 국민적 자산 형성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지난 6월 중순 9,300선에 달했던 지수가 불과 몇 달 만인 10월 하순 5,500선으로 맥없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은 막대한 재산상 손실을 보고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수가 수천 포인트 이상 폭락하는 동안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개인투자자의 불만은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금융 선진화라는 미명 아래 도입된 투기적 제도들이다. 수적으로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막강한 자금력과 헤지 수단을 갖춘 외국인과 기관은 선물·옵션과 공매도 등 고도의 위험 관리 기법을 활용해 폭락장에서도 수익을 올리거나 손실을 방어한다. 반면 수적으로 절대다수인 1,400만 개인투자자들은 아무런 방어 수단도 없이 극심한 변동성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하락장의 충격을 온전히 뒤집어쓰고 있다.   이 대목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거대 자본을 쥔 극소수 기관과 외국인이 절대다수의 개인을 약탈하는 정글 같은 시장을 방치하고, 소수 기득권의 투기장으로 전락한 시장을 묵인한다면 정부의 책임이 크다.    정부의 존재 이유는 절대다수인 개인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통제하고, 제도의 불평등을 근본적으로 바로잡는 데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영향력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타협할 것이 아니라, 수적으로 절대다수인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자본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구조 개혁이 단행되어야 한다.   부동산 정책 역시 기득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50%의 무주택 가구를 외면하고 있다. 서울 가구의 절반이 넘는 51.7%가 전월세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다. 그러나 정부 정책은 기득권 자산가의 프레임인 '공급 확대'에만 매몰되어 있다. 공급 시그널만으로는 부동산 시장을 결코 잡을 수 없다.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경제정의 실현 차원에서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불로소득의 기대수익률을 차단하는 데 있어야 한다. 부동산이 '사두면 무조건 오른다'는 안정적인 기대수익률을 보장하는 자산으로 남아있는 한, 어떤 공급 대책도 투기 자금에 흡수될 뿐이다.    경제정의 차원에서 "불로소득은 인정하지 않겠다"던 원칙적 메시지를 다시 명확히 세워야 한다. 보유세 강화와 금융 규제, 불로소득 환수 장치를 통해 불로소득 기대수익률을 근본적으로 낮추고, 가수요를 차단하는 수요 관리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강남권 고가 주택의 일시적 가격 조정에 안주할 때가 아니다. 비강남권까지 안정적인 기대수익률을 좇는 투기 자금이 몰리며 가격이 상향 평준화되는 현상이야말로 무주택 서민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소다. 수요 측면의 강력한 통제 없이 공급에만 의존하는 정책은 자산가들에게 또 다른 투기의 장을 열어줄 뿐이다.   대통령 지지율을 회복하고 국정 동력을 다지는 답은 명확하다. 1,400만 개인 투자자(유권자)들과 50%의 전월세 가구라는 절대다수 국민의 눈높이로 정책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   소수 자산가와 금융 기득권의 시각에서 벗어나, 주식시장의 불공정과 변동성을 바로잡아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하고, 부동산 불로소득을 차단하는 경제정의를 확고히 할 때 비로소 민생과 국정 지지율 모두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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