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의 45년 숙원인 국립의과대학 신설이 마침내 확정됐다. 정부는 4일 국립경국대를 신설 의대로 선정하고 입학정원 40명을 배정했다. 2030년 첫 신입생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대구·경북이 행정적으로 분리된 이후 경북에 국립의대가 들어서는 첫 사례다. 의료 불균형을 바로잡을 역사적 전환점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경북의 의료 현실은 참담하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1.42명에 불과하고 상급종합병원은 단 한 곳도 없다. 중증질환 환자가 대구나 수도권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는 일이 일상이다. 거주지가 어디냐에 따라 치료 기회가 달라지는 현실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국가적 불평등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히 대학 하나를 신설하는 문제가 아니라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국가의 책무를 확인한 것이다.그러나 확정 발표가 곧 의료 공백 해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안동·예천 도청신도시에 조성할 의학교육시설과 500병상 이상 교육병원에는 약 6300억원이 필요하다. 막대한 건립비와 운영비를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 정부는 국비 지원 규모와 연차별 투자계획을 조속히 확정하고, 우수 교수진 확보와 의학교육 평가인증도 책임 있게 뒷받침해야 한다.입학정원 40명도 충분한지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의대 졸업생이 지역에 남지 않는다면 의사를 양성하고도 의료 인력난은 되풀이된다. 지역인재 선발부터 임상교육, 전공의 수련, 취업과 정착까지 연결하는 체계를 세워야 한다. 응급·외상·분만·소아청소년 분야에 의사가 머물 수 있도록 근무 여건과 보상체계도 개선해야 한다. 2029년 수급추계 때는 경북의 의료 취약성을 반영해 추가 정원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교육병원이 도청신도시의 대형 시설 하나로 끝나서도 안 된다. 울진·영양·봉화 등 의료 취약지역 주민들이 실제로 응급·중증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병원과 이송·협진망을 촘촘히 연결해야 한다. 국립의대 유치의 성패는 건물의 규모가 아니라 위급한 환자가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느냐로 판가름 난다.경북도와 국립경국대는 이제 유치의 성과를 자축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정부 역시 의대 신설을 선언한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첫 신입생이 입학하는 2030년까지 재정과 인력, 교육병원 건립에 차질이 없도록 실행력을 보여줘야 한다. 45년의 기다림이 도민의 생명을 지키는 실질적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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