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상주에서 발견된 것으로 공개된 국보급 문화재 '상주본 훈민정음(訓民正音) 해례본(解例本)'이 도난품으로 밝혀지면서 법정 공방 논란이 일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최근 "다른 고서를 구입하면서 몰래 가져간 '상주본'훈민정음 해례본을 반환하라"며 골동품 판매업자인 조모(66)씨가 배모(48)씨를 상대로 낸 물품인도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증인들의 증언으로 볼 때 배씨는 조씨가 운영하는 '민속당'에서 고서적 2박스를 30만원에 구입하면서 이 사건의 고서를 몰래 끼워 넣는 수법으로 절취한 사실이 인정된다"라며 "배씨는 조씨에게 고서를 인도할 의무가 있다"는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해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주본 해례본은 현재 국보 70호로 지정된 간송미술관 소장 훈민정음 해례본과 동일한 판본으로 서문 4장과 뒷부분 1장이 분실됐지만 상태가 좋아 '국보급'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배씨(상주 낙동면)는 2008년 7월 집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상주본 해례본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같은 면에 사는 조씨가 이는 원래 자기 소유로 배씨가 훔쳐간 것이라고 주장하는 진정서와 고발장을 상주경찰서와 상주지청에 잇따라 제출하면서 검·경이 결국 수사에 나섰다.
이와 관련 조씨는 "도난품이라는 심증은 가지만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반발, 배씨를 상대로 해례본을 반환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끝에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받아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해례본을 확보 중인 배씨는 이번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인도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황창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