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화장실서 볼일 본 후 손을 닦을 때였다.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이 개수대 근처에 튀겨서 물이 흥건했다. 심지어 여러 사람이 손을 씻다보니 그들이 튀긴 물이 바닥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손의 물기를 닦은 핸드페이퍼로 개수대 주변의 물을 말끔히 닦았다. 이런 일은 오래전부터 습관화 된 일이었다. 식당에 가보면 사용한 휴지를 식탁 위에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자리를 뜨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필자의 경우 이런 모습은 왠지 미관상 보기에 안 좋다는 생각이다. 뿐만 아니라 식당 종업원에게도 일거리를 안겨주는 셈이다. 그래서 필자는 사용한 휴지는 전부 모아서 휴지통에 버리고 식당 문을 나서곤 한다.
이를 지켜본 미화원 아주머니나 식당 종업원은 “ 아주머니 같은 분들이 많이 계시면 일하기가 참으로 수월할 텐데,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비록 사소한 일이지만 타인이 흘리는 땀을 적으나마 닦아주기 위한 나만의 배려에서 행한 일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타인에 대한 배려, 친절에 인색해지고 있다. 오늘 같은 경우만 해도 그렇다. 가을 찬비가 내리는 오전, 그동안 미룬 독감 예방 접종을 위해 동네 병원을 찾았다. 병원을 찾는 이들이 우산에서 흘린 빗물이 엘리베이터 안은 물론 병원 입구에 떨어져있어서 질퍽거렸다.
  그곳에 도착 한 후, 원내 한 구석에 마련된 우산꽂이에 비에 젖은 우산을 꽂으려 할 때 일이다. 필자 우산이 접이식이라서 꽂이 구멍에 넣으면 안으로 빠지고 만다. 옆을 보니 플라스틱 통이 놓여있다. 그곳에 접이식 우산을 넣으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곳에 놓인 통 안을 살펴봤다. 병원 내원객들이 쓰고 온 접이식 우산을 생각 없이 통 안에 마구 던진 듯이 뒤엉켜 있었다. 다른 우산들에서 떨어진 물방울로 우산 안엔 물이 잔뜩 고여 있기도 했다.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서 이 접이식 우산을 쓰려고 펼친다면 그 안에 고인 물을 옴팡지게 뒤집어 쓸 것이 불 보듯 뻔 했다. 그래서 이를 염려한 필자는 접이식 우산을 통 안에서 하나씩 꺼내어 접기 시작했다.
그 때 마침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나오는 어느 젊은 여성이, “ 그거 제 우산이에요. 왜? 남의 것을 가져가려고 해요?” 라고 한다. 필자는 그 말에 다 접힌 우산을 말없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곤 다른 우산들을 주섬주섬 꺼내어 단정히 접어서 플라스틱 통 안에 다시 넣었다.
이 모양을 바라본 젊은 여성은 자신의 오해가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고 병원 문을 나섰다. 주위 사람들은 병원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접이식 우산들을 접고 있는 필자를 멀뚱히 바라고만 있었다.
우리는 일상에서 타인에게 중대차한 일이나 대단한 일을 거들어줘야 그게 배려이고 친절로 착각한다. 하지만 필자 생각은 다르다. 아주 소소한 일이라도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거나 타인에게 작은 이익이라도 안겨줄 수 있는 일이라면 도와주는게 진정한 배려가 아닐까 싶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언젠가는 미미한 일이라도 타인의 손길을 원할 수도 있다. 또한 배려는 친절을 낳는다. 친절은 일상을 훈훈하게 이끌며, 인간관계의 윤활유 역할도 한다.
세상은 점점 기계화 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향후 미래는 남의 고충과 고통을 가슴으로 헤아리는 공감능력을 갖춘 사람이 성공 하는 시대이다. 아무리 AI가 인간 삶을 지켜준다고 하여도 우리네 가슴 속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정만큼은 결코 흉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자녀들에게 꼭 필요한 밥상머리 교육이 있다. 인공 지능의 시대 아닌가. 이런 세태일수록 매우 인간적이고 내면에 온기를 갖추는 사람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가정교육을 시켜야 한다. 삶 속에서 소소할지언정, 감동을 안겨주는 사람은 좀체 잊을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런 사람곁엔 많은 사람이 몰려오기도 한다. 사람은 사람에 의해 부도, 명예도 명성도 얻잖은가.
이렇듯 타인의 마음을 얻는 사람은 좋은 평판을 듣기도 한다. 주위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으려면 사람의 마음을 감동으로 움직일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부와 명예에 의해서도 아니요. 인간다운 면모와 진정성을 갖출 때 가능하다. 설령 아무리 어느 분야에 월등한 실력을 갖췄어도 사람 됨됨이가 격을 잃으면 지닌 능력조차 그 빛이 흐려지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