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경북의 음식문화와 조리 지식을 담은 안동의 '수운잡방'과 영양의 '음식디미방'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공동 등재됐다. 수백 년간 전승된 경북의 전통 음식문화가 국제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경북도에 따르면 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11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MOWCAP) 총회에서 두 고조리서가 '한반도 전통 조리 지식의 공동체 기록'이라는 하나의 기록군으로 등재됐다.이번 등재는 조선시대 사대부 남성과 양반가 여성이 각각 한문과 한글로 남긴 조리 지식이 세대를 거쳐 전승돼 온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안동의 '수운잡방(需雲雜方)'은 1540년대 탁청정 김유와 손자 김령이 저술한 한문 조리서다. 안동 예안 광산김씨 문중에 전해 내려온 책으로, 술과 식초, 김치, 장류, 과정류 등 121개 항목의 조리법을 담고 있다.민간에서 사용된 조리서 가운데 전문이 온전히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조리서로 평가받으며, 2021년 국가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이 보존·관리하고 있다.영양의 '음식디미방'은 1670년대 재령이씨 석계 이시명의 부인 장계향이 저술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순한글 조리서다.면병류와 어육류, 술과 식초 제조법 등 146개 항목이 수록돼 있으며, 이 가운데 술 제조법만 50개 항목에 이른다. 당시 식재료의 활용과 조리 기술은 물론 여성의 기록문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두 조리서는 저술 시기와 기록 언어는 다르지만 조선시대 경북 북부지역의 식생활과 음식문화가 어떻게 형성되고 전승됐는지를 보여주는 공통점을 지닌다.이번 등재로 경북은 '한국의 편액'(2016년), '만인소'(2018년), '내방가사'(2022년)에 이어 모두 4건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 지역목록 등재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경북도는 이번 등재를 계기로 전통 조리법에 담긴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이를 K-푸드와 문화관광 콘텐츠로 활용할 계획이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번 등재 결정으로 경북은 우리나라 세계유산뿐만 아니라, 기록유산 분야에서도 중심지로서의 위치를 인정받았다"며 "경북의 문화브랜드 가치를 높여 K-문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