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비롯해 윤석열 정부 검찰의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이 6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형사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방탄 입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특검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 국가기관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재석 의원 168명 중 찬성 167명, 반대 1명으로 가결했다.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으며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5일부터 약 24시간 진행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표결로 종결한 뒤 특검법을 처리했다.이로써 조작기소 특검은 순직해병·내란·김건희 특검과 2차 종합특검, 쿠팡 상설특검, 선거관리위원회 특검에 이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7번째 특검으로 추진된다.특검의 수사 대상은 모두 12개로, 이 대통령 관련 사건 6개를 포함하고 있다.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관련 배임 ▲대장동·백현동 개발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김진성씨 위증교사 ▲쌍방울 대북송금 ▲성남FC 후원 관련 뇌물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법인카드 사용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소 과정이 포함됐다.윤석열 전 대통령의 명예훼손을 의도한 허위 보도 의혹 사건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서해 공무원 피격 및 탈북 어민 강제북송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취업 관련 뇌물수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밀 유출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의 수사 과정도 조사한다.특검은 이들 사건의 기존 혐의 자체를 다시 수사하기보다 검찰 등 국가기관이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증거를 조작하거나 권한을 남용했는지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특검팀은 파견검사 20명과 파견공무원 210명, 특별수사관 등을 포함해 최대 309명 규모로 구성된다. 최대 310여명을 운용했던 내란특검과 비슷한 규모다. 수사 기간은 준비기간 20일을 포함해 최장 200일이다.특검 후보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비교섭단체 가운데 의석수가 가장 많은 조국혁신당이 각각 1명씩 추천하고, 이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임명한다.법안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된다. 민주당은 이달 10일 법안이 공포되면 국회의장의 특검 임명 요청과 대통령의 후보 추천 의뢰 등을 거쳐 이르면 이달 22일께 특검이 임명될 것으로 내다봤다.이번 특검법의 최대 쟁점은 이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에 대한 공소취소 가능성과 대통령의 특검 임명 권한이다.민주당은 지난 4월 법안 발의 이후 공소취소 논란 등으로 처리를 미뤘으나, 이달 3일 당론을 확정하고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6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켰다.이 과정에서 특검이 기존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과 사건 이첩 요구권을 삭제했다.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에 특검이 활용될 수 있다는 비판을 고려한 조치다.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줄곧 문제 삼아 온 공소 취소권은 물론이고 이첩 요구권까지 법안에서 삭제했다"며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반면 국민의힘은 수사 대상 사건과 관련된 이 대통령이 특검을 직접 임명하는 것은 이해충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필리버스터에서 "민주당이 추천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은 명백한 이해충돌"이라고 비판했다.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법안 통과 직후 "거대 의석수를 앞세워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무력화하고 대통령 한 사람의 죄를 덮기 위해 의회 민주주의를 짓밟았다"며 "조작 입법이자 이재명 방탄 악법"이라고 주장했다.국민의힘은 7일 서울 경복궁역 앞에서 장외집회를 열고 특검법의 부당성을 알리는 대국민 여론전에 나선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예산안 심사 중에도 장외투쟁에 나선다며 국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촉구했다.특검법에 포함된 파견검사의 수사권과 지휘권을 놓고도 법적 논란이 제기됐다.법안 부칙은 특별검사와 특별검사보, 파견검사의 직무와 권한에 형사소송법을 적용할 때 수사권·지휘권과 관련해서는 개정 전 규정을 따르도록 했다. 검사의 직접 수사 권한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내용을 이번 특검에는 적용하지 않은 것이다.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특검 수사를 위해 이미 효력을 잃은 구법을 적용한다는 것은 위헌·위법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이에 민주당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형사소송법 개정 당시 부칙에서 특검과 파견검사의 수사권에 예외를 인정했으며, 여야 합의로 통과한 선관위 특검법에도 같은 규정이 있다고 반박했다.공소취소 관련 조항이 삭제됐더라도 특검 수사 결과를 토대로 법무부 관련 위원회가 공소취소를 권고하거나 법원이 공소기각 여부를 판단하는 등 간접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수사기구 출범을 위한 절차는 마련됐지만, 대통령의 특검 임명에 따른 이해충돌 문제와 파견검사 수사권, 기존 형사재판에 미칠 영향 등을 둘러싼 정치적·법적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