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법률가들이 외교관들의 면책 특권을 박탈,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 획기적인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 메일이 28일 보도했다. 인권 전문 변호사들은 피고용인을 무참하게 구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외교관을 대상으로 한 이 재판이 면책특권의 뒤에 숨어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처벌을 피하는 전세계의 많은 외교관들을 처벌대에 세우게 하는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 인권연구소는 이 주 초 영국과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 독일 등 6개 국에 주재하는 외교관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인권 유린 등 범죄 행위에 대한 60쪽 분량의 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영국에서는 모두 51건의 범죄 행위가 보고됐는데 피해자들은 대부분 인신매매에 의해 영국으로 온 사람들이었다. 외교관들의 인권 유린 행위 피해자들 가운데 약 70%는 자신들이 노예와 같은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다. 벨기에에서는 50건의 범법 행위가 보고됐지만 이 가운데 경찰에 신고된 것은 4건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범법 행위가 저질러진 곳은 스위스로 62건을 기록했다. 독일에서의 재판은 베를린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에 고용된 30살의 인도네시아 출신 여성이 지난 18개월 간 거의 매일 구타를 당하며 지내온 것과 관련돼 있다. 독일어를 하지 못하는 이 여성은 돈도 없어 사실상 고용주에게 사로잡힌 죄수와 같은 생활을 해 왔다. 이 여성은 자신이 마치 노예인 듯한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인신매매된 여성들을 돕는 베를린의 한 구호단체에 의해 구조돼 현재는 인도네시아로 돌아간 상태이다. 이 여성은 직업소개소를 통해 아랍에미리트로 일을 하러 떠났다가 나중에 사우디로 옮기게 됐다. 그녀는 고용주가 독일 대사관에 근무하게 돼 2009년 4월 주인 가족들과 함께 독일로 왔다. 이후 그녀는 단 하루도 쉬지 못한 채 아침 7시부터 밤 12시가 넘을 때까지 계속 일해야 했으며 거의 매일 주인 가족들의 구타에 시달려야 했다. 외교관들의 면책특권은 1961년 빈협약에 의거 마련된 것으로 최악의 경우 외교관을 추방할 수는 있어도 주재국의 법률로 처벌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함부르크의 변호사 클라우스 버틀스만과 독일 인권연구소는 인권 역시 국제법에 따라 존중돼야 하며 외교관들의 면책특권보다 우선적으로 존중돼야 할 가치라며 인권을 유린한 외교관들을 처벌할 수 있게 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데어 슈피겔'은 이 여성 사건이 현대판 노예 사건으로 규정돼 법정에 서게 된 것만 해도 이미 충분히 관심을 모은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외교관들의 면책특권 박탈이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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