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리비아 반군과의 교전을 끝내고 협상하길 원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방문한 뒤 귀국한 러시아의 키르산 일륨지노프 국제체스연맹(FIDE) 회장은 5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카다피의 장남 모하메드는 아버지가 아무 조건 없이 교전을 중단하기 위한 반군과의 협상을 진행하길 원한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일륨지노프 회장은 "카다피 세력은 대화를 원한다"며 "이미 이들은 국민투표를 위한 계획을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일륨지노프 회장을 "러시아와 리비아의 비공식적인 중개자"라고 보도했지만 그는 "리비아를 방문한 것은 현지 체스학교를 사찰하기 위한 것이었지 러시아 정부로부터 전달한 메시지는 없다"고 부인했다.
일륨지노프 회장의 이날 발언은 러시아 언론이 "카다피 국가원수가 권력을 이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이후 나온 것이다. 하지만 리비아 정부는 "카다피 국가원수가 퇴진과 관련해 협상 중이며 나라 안팎으로 안전한 은신처를 찾고 있다는 정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리비아 정부 무사 이브라힘 대변인은 "카다피 국가원수는 협상할 생각이 없다. 우리의 입장은 원칙적"이라며 "리비아의 미래는 리비아인에 의해서 결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브라힘 대변인은 "카다피 국가원수는 역사적으로 상징적인 인물"이라며 "그를 거역하는 리비아인은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륨지노프 회장도 카다피 국가원수가 조국을 떠나게 될 경우 그의 신변 문제와 관련해 보장된 조건을 찾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모하메드는 카다피가 리비아를 떠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며 부인했다.
이어 카다피가 리비아에 남기를 원하는 이유에 대해 "폭력 사태가 끝난 뒤 치러질 국민선거에서도 그의 지지세력이 자신을 뽑아주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카다피와 체스를 두는 모습이 리비아 현지 국영TV를 통해 전파를 탄 뒤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던 일륨지노프 회장은 "카다피는 매우 좋아 보였다"며 "그와 차를 마시며 함께 체스를 뒀다. 그의 실력은 꽤 좋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리비아 서부 교전도시 미스라타에서 카다피군의 공격으로 반군 11명이 목숨을 잃고 최소 42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