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경찰이 10일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선거법 개혁을 촉구하는 시위 도중 166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어 "이날 체포된 시위자들은 시위가 진압된 직후 전원 석방됐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여당 대표인 안와르 이브라힘 전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의 과잉진압과 시위대 체포 등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정당 및 시민단체 연합체인 '베르시'는 9일 오전 총선을 앞두고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는 대규모 가두행진을 벌였다.
'베르시'는 가두행진에 앞서 "차기 총선이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가 되기 위해 가두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폭동진압경찰을 동원돼 물대포와 최루가스를 발포하는 등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브라힘 전 총리를 비롯해 시위대 상당수가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 측은 쿠알라룸푸르 중심가에 모인 시위대 규모가 5만 명 수준이라고 알렸다. 하지만 경찰은 5000~6000명 수준으로 추산했다.
이런 가운데 쿠알라룸프 이외 지역들에서는 말레이 통합민족기구(UMNO) 산하 여러 인권단체들과 집권여당인 국민전선(BN) 일부 정치인들이 '베르시'를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의 히샤무딘 후세인 내무장관은 시위대에게 "쿠알라룸푸르 경기장 내에서의 집회만을 허락한다"며 "도시 내에서 어떤 단체행동도 불법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 2007년에도 조기총선을 앞두고 야권이 주도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려 여당이 처음으로 과반수인 3분의 2 의석 확보에 실패한 바 있다.
여당연합 국민전선(BN)은 이 같은 상황이 재발할 것을 우려해 8일 오후부터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는 주요 도로들을 차단하고 도시 내부의 보안 검문을 강화했다.
말레이시아는 다수당 체제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50여년 간 여당이 선거에서 한번도 패하지 않자 불공정 선거제도에 대한 비난이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