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두르면 모습이 보이지 않는 해리 포터의 투명망토는 어디까지나 판타지일 뿐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물건이 눈에 뜨이지 않게 하는 방법을 찾아내는데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영국 BBC 방송이 8일 보도했다.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왕립학회의 여름과학전에서 작은 공이 눈 앞에서 사라지게 하는 것을 포함해 22종의 새로운 기술들을 선보였다.
과학전에 선보인 새 기술들은 시력을 잃은 사람이 사물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특수 유리와 햇빛을 잡아두는 탱크, 스마트 교통 통제 기술 등이 포함돼 있다.
폴 너스 왕립학회장은 이번 전시회는 영국 과학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너스 회장은 인간의 세상에 대한 이해는 날로 발전하고 있다며 삶의 질을 개선하고 건강을 향상시키며 경제성장을 이끄는 등 고학을 인류의 삶에 유용하게 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사물을 사라지게 하는 기술이다. 이른바 메타소재(metamaterials)라고 불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을 선보이는 곳에는 호기심에 가득 찬 어린이들이 몰려들어 설명을 듣느라고 정신이 없다. 케일 스미스라는 13살 소년은 "이런 물질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언젠가 해리 포터와 같은 투명망토를 가질 수 있다면 매우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에서는 얻을 수 없는 물질인 메타소재는 미세구조를 통해 전자기파를 굴절시키는 비정상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에서 메타소재 연구를 이끌고 있는 울프 리언하트 교수는 이 기술이 통신과 무선 에너지 전도, 센서 및 보안 분야 등에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질을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은 빛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굴절시킴으로써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의 톰 필빈 교수는 또 폴리아크릴산나트륨으로 만든 작은 공을 물에 넣어 사라지게 하는 장면을 선보였다.
필빈 교수는 폴리아크릴산나트륨과 물은 서로 다른 물질이지만 빛의 굴절지수가 똑같기 때문에 폴리아크릴산나트륨으로 만든 공을 물에 넣으면 사람들은 공이 보이지 않아 사라진 것으로 착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필빈은 H G 웰스의 소설 '투명 인간' 역시 이 같은 원리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 속의 투명인간은 공기와 똑같은 굴절지수를 가짐으로써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이 공기와 똑같은 굴절지수를 가질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선 신체 구조를 완전히 바꿔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인기를 끈 또 다른 부문은 안면 인식 기술을 로봇에 응용해 로봇이 사람처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앨런 존스턴 교수 팀은 뇌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방법을 로봇에 기억시켜 로봇이 사람과 교감할 수 있도록 했다. 존스턴 교수는 로봇은 실생활의 많은 부분에서 인간과 함께 하고 있다면서 포르투갈의 리브본에서는 로봇이 학생들에게 체스를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이 사람의 얼굴을 보고 감정을 파악해 기뻐하거나 슬퍼하는데 동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에 따라 로봇이 미소를 짓거나 깜짝 놀라기도 하는 등 함께 한 사람의 감정에 따라 로봇의 표정도 변화하게 한 것이다.
이밖에도 효율성을 대폭 개선한 풍력발전용 터빈이나 진동 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화시키는 등 오래 된 아이디어이지만 새로운 방법을 통해 효율을 높임으로써 버려지는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 등이 이번 과학전을 통해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