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천년의 토기가 재현된다. 도암 김헌규(52)는 1974년 옹기에 입문해 1985년에는 토기에 입문하고 1997년 서라벌 토기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도암 김씨는 3대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고대 한반도 신석기시대부터 굽기 시작한 토기는 철기시대와 원삼국시대, 고구려, 발해, 백제, 가야, 신라, 고려,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한반도 전역에서 제작됐다. 토기는 등요(登窯)에서 아궁이를 막아 환원염(還元焰)으로 구워 회청색, 회흑색, 흑색 등으로 나타난다. 과거에는 불의 온도가 600~900℃로 굽기 때문에 강도 면에서 약했다. 장소 또한 노천이라 붉은색을 띄었다. 하지만 서라벌 토기는 1천300℃에서 구워 흙 자체가 지닌 규산질 광물이 표면을 매끄럽게해 두드리면 단단한 쇳소리가 난다. 김헌규 도예가의 서라벌 토기는 서기 250~700년까지 서봉총, 금관총, 호우총, 보문리총 등 신라고분에서 발굴 출토된 유물들을 바탕으로 장경호(長頸壺), 고배(高杯), 기마인물형(騎馬人物形), 서수형(瑞獸形), 인화문 골호(印花文 骨壺) 등과 함께 한반도에서 발굴된 모든 토기를 부인과 함께 3대째 역사 재현이라는 사명감에 열정의 혼신을 쏟고 있다. 도암 김헌규 작품의 정신세계는 단순히 재현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1500년 전 선조들의 지문하나, 숨결과 혼까지도 재창조 한다는 것이다. 김 도예가는 경주에서 신라토기에 대한 책자를 우연히 보고난 후 "한 번해보고 싶다"는 욕심에 하나, 둘 흉내 내기를 여러해, 어느날 가마에서 흑색, 회색 토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을 때 희열과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는 그는 그 후 한반도에서 발굴된 토기를 재현하기 시작했다. 1500년 전 조상들의 영혼을 담은 토기의 숨결과 토기에 묻어 있는 지문하나 까지도 놓치지 않고 재현해 내겠다는 옹고집으로 30여년을 버텨왔다. 그는 "토기만큼 건강에 좋은 것이 없다"며 자신있게 말하고 토기는 품고 있는 모든 것을 신선하게 오래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1500년 전 음식물의 뼈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신라토기(질그릇)를 제작하는 이는 국내·외적으로 소수가 있기는 하나 전통방식에 의한 태토준비, 고르기, 섞기, 성형, 굽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1인이 한번에 해결하는 기술을 보유한 자는 극소수이다. 김 도예장은 여러번에 걸쳐 전승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자 처와 자식이 관련학과에 진학해 기술과 지식, 경험들을 전승받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도예가 집안이다. 도암 김헌규는 "흙에 미쳐 산지 30여년 동안 묵묵히 곁을 지켜온 아내와 제작기능을 전수 받고자 관련학과에 진학해 정진하고 있는 아들이 있어 참 행복하다"며 "100% 완벽 재현이라는 목표로 신라토기 재현에 평생을 바칠 것이며 전승방법을 체계화해 교육하고 자료들을 문서화해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 소원"이라고 밝혔다. 김 도예가는 오픈을 앞두고 있는 경주한옥체험마을에서 전통가마를 손수 짖고 첫 불을 지피면서 천년고도 경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신라토기의 제작과정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신라토기에 애정이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을 비쳤다. 김대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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