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는 대구시교육청이 마구잡이식 예산낭비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대구시교육청은 노후 CCTV 교체 및 보완사업 지원금을 36개 학교에 배부했다. 한 학교당 1000만 원씩 균일하게 총 3억 6천만원의 예산을 배부한 것이다.
노후된 시설을 교체하기 위한 지원금이니 해당학교가 반가워해야 하나, 실은 해당학교들은 이 예산 때문에 오히려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교사들도 제대로 된 실태조사 한번 없이 예산을 낭비하는 교육청 처사에 분노하고 있다.
지원금 대상 학교 중 A중학교는 2010년 여름방학 때 학교 자체 예산으로 CCTV를 모두 교체했는데, 올해 교육청에서 1000만원이나 지원받는 바람에 CCTV를 대수를 늘려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미 CCTV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위치에 설치해 놓았기에 대수를 늘리려니 어디에 설치해야 할지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B중학교는 10대(도서관 4대 포함)의 CCTV 중 4대는 2008년에, 2대는 2010년 12월에 2대를(총 6대) 교체했지만 1000만원이나 지원금이 내려오는 바람에 이 돈을 어떻게 다 써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
C고등학교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미 CCTV 6대를 설치해 운영 중이나 지원금으로 내려온 1000만원은 6대를 교체하고도 남는 액수라 고민하고 있다. 이 학교는 1000만원을 다 쓰기 위해서 CCTV는 10대로 늘이면서, 기존의 위치에서 자리를 바꾸려고 고민하고 있다. 위치를 바꾸어야 전선 등 부가설치물 비용을 들여서라도 예산에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은 예산은 반납하라는 지침도 없어 반납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이 학교의 또다른 고민이다.
이에 전교조는 시교육청에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했다.
전교조대구지부는 "각 급 학교의 사정이 이러한데도 대구시교육청이 각 학교의 CCTV 운용실태에 대한 조사 한 번 없이 지원금을 배부해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만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