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2012년은 임진년 용의 해이다. 4월에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고, 12월에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이 있다. 국가의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해라서 정가에서는 물론이요, 국민들 사이에서도 분주하게 신경을 쓰는 해이다. 흘러간 지구촌의 뉴스만 보더라도 각 나라의 지도자의 실종으로 나라가 위기에 몰리고, 경제가 파탄을 맞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국가의 운명의 존패가 지도자의 정신과 수완, 그리고 사상과 철학에 따라 국민들의 생활상이 크게 바뀌고, 또한 흔들린다. 정말 우리주변에 지역을 대표할 대표자가 그렇게도 궁핍한가. 크게 지지하고 앞서는 인물이 없어 지역마다 고충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희생과 봉사 그리고 소통과 나눔의 자세만 갖추면 거룩한 인물로 평가 받는 것이 현실인데 인재가 없다는 말은 왠 말인가. 중국 연나라 시조인 소공(召公)은 섬서 지역을 다스릴 때 선정(善政)을 베풀어 백성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은 요즘 같으면 정치 잘하는 국회의원이다. 소공은 시골 마을이나 도시를 순회할 때마다 감당나무(배나무의 일종)를 심어 놓고 그 아래에서 지역민들의 고충이나 건의사항을 들으면서 지역을 잘 챙기고 정사를 잘 살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후작이나 백작 같은 귀족부터 농사를 짓는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적절하게 일을 맡기고 지역 주민들의 송사를 판결하거나 직무나 직업을 잃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도록 바쁘게 활동한 정객이었다. 몇 년간 정치를 잘 하다 갑자기 소공이 죽자 주민들은 소공의 정치적 공을 사모하고 감당나무를 그리워한 나머지 그 나무를 기르고 ‘감당애(甘棠愛)’라는 제목의 시(詩)를 지어서 그의 공적을 노래했다. “싱싱한 감당나무를 자르지도 베지도 마라/ 소공님이 멈추신 곳이니/ 싱싱한 감당나무를 자르지도 베지도 마라/ 소공님이 쉬신 곳이니/ 싱싱한 감당나무를 자르지도 베지도 바라/ 소공님이 머문 곳이니/ 이 시는 소공이 지역주민들을 위하여 일하다 감당나무 아래에서 쉬었으므로 그 나무를 건드리지 말라는 것으로 소공에 대한 애정과 존경이 깊숙이 박힌 공덕을 기리는 내용이다. 정치를 할 때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않고 백성들을 위했던 진정 제대로 된 위정자 소공의 마음가짐에 대한 찬사이다. 출마했을 때 섬기려는 마음, 만기가 되도록 정성껏 봉사하는 정치적 지도자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자기 관할을 무시하고 중앙부대에서 거드름 피우는 지역 대변인이 얼마나 많은가. 지역의 요구사항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으면 만행 피우지 말고 감당나무 아래로 달려오는 정치인을 지역민들은 간절히 원한다. 선거 때 발표했던 공약을 실천하고 가렵고 어려운 곳이 어딘지 솔선하는 사람이 되어 그곳의 문제를 함께 의논하는 대표자가 요구된다. 그를 위한 감당나무를 심을 때 까지. 손경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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