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조금씩 풀리자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겨우내 꽁꽁 얼어 있던 눈과 얼음이 녹는 시기기 때문에 해빙기의 산은 많은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 등산로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 있으며, 질퍽한 길도 많다. 또한 계곡의 물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바위틈이 벌어져 있으며, 낙석 위험 또한 높다. 겨울산 못지않게 사람의 몸도 아직까지 얼어있는 시기다. 날씨가 춥기 때문에 신진대사는 아직 활발하지 않다. 이럴 때 갑자기 산으로 나서게 되면 부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또한 해빙기 산행의 위험요소 중 하나가 낙석과 산사태이다. 겨울 동안 얼었던 땅이 녹기 시작하면서 암석이나 지표가 무너져 내린다. 봄철에 산악지대의 도로를 달리다보면 토사방지용 시설물들 사이로 쏟아져 내린 흙더미나 돌무더기들을 볼 수 있는데 이런 현상 모두가 해빙기 산사태라고 볼 수 있다. 등산로에서도 이런 위험구간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우회해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굳이 통과하기로 했다면 리더가 앞장서 진행하고, 일행간의 거리를 넓혀 대형사고를 예방할 필요도 있다. 또 기온이 올라가 하루 중 낙석의 위험이 가장 높은 오후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소방방재청의 자료에 의하면 산악 안전사고는 산행이 시작되는 오전 9시를 기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여 긴장이 풀리고 하산 시점인 오후 1시에 최고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하산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사고의 62%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은 40~50대로 혼자 또는 산악회ㆍ부녀회 등 각종 모임을 통해 산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안전사고는 실족 등에 의한 미끄러짐이 35%,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지 않고 임의대로 산행하다 길을 잃거나 실종 11%, 추락 5% 순이다. 그외 음주 후 산행이나 체력을 감안하지 않는 무리한 산행으로 인한 탈진, 그에 따른 저체온증 등 유형도 다양하다. 특히 해빙기에는 실족보다는 발목을 삐거나, 무리한 산행으로 인해 발이 저리는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이처럼 사고가 많은 해빙기에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음지에 남은 잔설이나 얼음, 눈이 내릴 것에 대비한 아이젠ㆍ스패츠ㆍ스틱과 발이 젖을 수 있으므로 방수처리가 된 등산화를 준비한다.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2명 이상이 함께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하여 해지기 한두 시간 전에 하산을 끝낸다. 만약 안전사고를 당하면 등산로에 설치된 119 구조 위치 표지판 번호를 숙지하여 신고시 활용한다. 아직 덜 녹은 경사면 뒤쪽 응달의 얼음과 바위 사이에 쌓인 눈 등으로 부상객이 속출하고 있다. 눈이 완전히 녹지 않은 해빙기 산행은 등산객뿐 아니라 사고지점에 출동하는 119구조대원들에게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다가올 따뜻한 봄날처럼 우리의 마음도 훈훈하고 포근한 나날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안전장비를 잘 갖추어 한 건의 안전사고도 일어나지 않는 즐거운 산행이 되기를 당부한다. 경주소방서 구조구급담당 이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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