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오는 15일 당 대표 등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당내 계파별 주요 주자들이 앞 다퉈 출마선언에 나서면서 당권 경쟁에 본격 시동이 걸렸다.
새누리당의 이번 전대는 최근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 내정설(說)' 파문에 따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당내 분란 경고와 주요 대권 잠룡(潛龍)들의 잇단 출마선언으로 대통령후보 경선 레이스가 조기 점화되면서 '밋밋한 선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전대를 2주 앞두고 주요 주자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면서 점차 열기를 얻어가는 모습이다.
2일 새누리당에선 친이(친이명박)계 중진 심재철 의원이 당 대표 경선 출마선언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지난 4·11총선을 통해 경기 안양 동안을 지역구에서 내리 4선에 성공한 심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출마회견을 열어 "새누리당의 미래를 위해 전대에 출마코자 한다"면서 "바른 균형을 통한 당 화합을 이끌어내 미래로 나아가는 국민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비박(非朴·비박근혜)계 단일 후보'임을 자임하는 심 의원은 최근 친박계의 당 조직 장악에 따른 '사당화(私黨化)' 논란을 염두에 둔 듯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있는 비행기가 바르게 날 수 없듯 당의 무게중심 역시 한쪽으로만 쏠려선 폭넓은 지지를 끌어낼 수 없고, 당의 외연확장에도 장애가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여론이 무시되고 다양한 의견이 실종된 정당엔 미래가 없다"며 "숨죽인 채 엎드린 듯 한 당의 풍토를 살아 있는, 희망이 있는 풍토로 바꾸고 당을 활기찬 정당으로 탈바꿈시키는 복토(覆土)가 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도부 입성시 친박계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심 의원 외에도 새누리당에선 친박계 3선의 유기준 의원이 이날 전대 출마를 공식선언할 예정이다.
유 의원은 미리 배포한 출마선언문에서 "총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정권 재창출이란 목표 앞에서 위기에 놓여 있다"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 진정한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황우여 현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 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 등의 국회 본회의 처리 문제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전대 출마의사를 밝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당 주변에선 이번 전대 당 대표 경선 구도가 '친박 대 비박' 형태로 짜여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 대표 경선 출마선언에 이어 원내대표 경선 출마선언도 잇따를 전망이다.
그간 당 대표와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놓고 고민해온 당내 쇄신파의 남경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구상찬, 김세연, 홍일표, 황영철 등 쇄신파 의원들과의 회동 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키로 입장을 정리했다.
쇄신파의 '맏형' 격인 남 의원은 회동 뒤 간담회에서 "당 지도부보다는 원내에서 역할을 맡아 국회 개혁에 전념하겠다"며 "원내 지도부에 적극 참여해 절망에 빠진 젊은 세대가 희망의 끈을 가질 수 있도록 정책의 변화, 국회 내 행동 양식의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당초 오는 15일 전대 이후 원내대표 경선을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오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임시회의를 열어 오는 9일로 시기를 당기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이다.
한편 새누리당은 오는 4일 전대 당 대표 경선 후보 등록을 받은 뒤 14일 당원과 청년 선거인단 투표를 실시한 뒤 15일 전대에서 투표 결과를 여론조사 결과와 합산, 1위 득표자를 당 대표로, 2~5위 득표자는 각각 최고위원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득표율 5위 이내에 여성이 없을 경우엔 경선에 출마한 여성 후보자 가운데 최다 득표자가 5위 득표자 대신 최고위원직을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