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대표경선 출마자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다음달 9일 치러지는 당 대표 선거전의 결과는 당내 대선후보 경쟁 구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누가 당권을 향해 출사표를 던질 지가 주목된다.
본격적으로 6·9 전당대회에 준비에 돌입한 민주통합당은 오는 11일 전당대회 입후보 등록 신청을 받는다.
당 대표를 둘러싼 민주당 내 대결 구도와 관련해선, 우선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 진영과 이에 맞서는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친노 진영에서는 이해찬 상임고문의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지만 이 고문은 최근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고문으로서는 이번에 당선된 박지원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과 역할 분담에 합의한 것을 두고 ‘이해찬-박지원 담합’이라는 당내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 우선 부담이다. 박 위원장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불과 ‘7표 차’로 선출된 것도 이 고문의 대표 당선 가능성에 대한 경고로 해석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 고문 측 관계자는 “이 고문이 원내대표 경선이 끝나고 난 뒤 당 대표 출마에 대해 ‘생각해 봐야겠다’는 말을 했지만 출마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친노 진영으로서는 박 위원장까지 끌어들여 대선 체제 구축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권에 대해서도 물러서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친노진영에서는 이 고문 외에도 문성근 전 민주통합당 대표대행과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신계륜 당선자가 유력한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대행이 직접적으로 출마에 대해 언급한 바는 없다. 다만 ‘좀 더 기다려보자’는 말을 했다”며 “문 전 대표대행이나 신계륜 당선자는 지금으로선 자천이라기보다 타천으로 언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노 진영과 일전을 겨루려는 비노 진영의 유력한 후보에는 김한길 당선자가 우선 꼽히고 있다.
이번에 4선으로 원내에 복귀한 김 당선자는 계파색이 옅은 편인데 이것이 이번 경선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당선자는 원내 대표 경선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박지원 원내대표의 승리가 계파정치를 지지하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이제는 ‘친노’니 ‘친호남’이니 하는 명찰을 떼어버리고 ‘대선승리’라는 하나의 명찰을 달아야 할 때”라며 당내 계파 구도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해찬-박지원 역할 분담론’때문에 당내 친노 진영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김 당선자는 비노 진영의 집중적인 지지 확보를 위해 비노 진형 내부에서 내부 조정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비노진영 후보군 중에 앞으로 누가 손학규계의 지지를 받을 지도 관심 대상이다.
당초 김한길 당선자가 손학규 상임고문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3선의 조정식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물밑경쟁이 치열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최재성 의원과 정동영 상임고문과 가까운 이종걸 의원 또한 자천타천으로 경선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젊은 대표론’을 내세우며 당권 경쟁에 나선 486 후보들의 움직임도 주목할만 하다.
당내 486 인사들의 모임인 ‘진보행동’은 재선인 우상호 당선자를 단일 후보로 추대하고 나섰다.
한편,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을 맡고 있는 당 중진 김영환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비노 진영의 핵심이하고 할 수 있는 김 의원은 최근 이해찬 상임고문과 박지원 최고위원이 각각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분담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이대로 관철되면 대선은 끝난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출마여부를 결정한 바는 없다”면서도 출마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다.
원외에서는 천정배 전 최고위원과 차영 전 대변인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선의 박영선 의원도 유력한 전대 출마 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아직 출마와 관련해 뚜렷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