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는 10일 19대 국회 카운터 파트너인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첫 상견례를 가진 여야 원내 수장들은 "진짜 이박(李朴·이한구, 박지원) 연대를 하자"고 의기투합했지만 연말 대선을 앞둔 여야의 긴장상태를 보여주듯 어쩔 수없이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민주통합당 대표실을 찾은 이 원내대표에게 "오늘 중앙선관위에서 주관하는 제1회 유권자의날 행사에 갔더니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있고, 또 이인제 의원이 와서 보니까 거긴 자유선진당 비대위원장이더라"며 "오늘의 대한민국 정당이 전부 비상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우리는 거의 끝나가는 것 같고 민주당은 다음달인가"라고 물었고,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이야 (비대위가) 아주 심플한 단위다. 딱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생각이 움직이는 거니까. 근데 우리는 복잡하다"고 여야 당내 상황을 언급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 위원장님이 목포 출신이신데 목포는 홍어가 유명하다. (박 위원장이) 숙성시키는데는 아주 귀신일 것 같은데 정치도 좀 잘 숙성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또 "제가 영남이고 박 위원장은 호남인데 우리 정치계에서 갈등이 제일 심했던 곳이 양쪽 지역"이라며 "우리 둘만 잘 하면 누적된 갈등도 잘 풀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진짜 유권자들이 '국회가 싸움판이 아니고 일터다' 하는 인상을 받도록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제 국민도 우리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며 "우리 국회의원들도 변화를 이끌고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논문표절 의원들을 학회에서 발표해버리지 않았나. 우리가 개원하면 살벌한 얘기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논문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당선인들을 겨냥했다. 그는 "예전엔 이런 것을 윤리위원회에 한번 상정해놓고 1~2년을 놔두고 그냥 4년간 끌어버렸다. 근데 지금은 그렇게 용납되겠는가"라며 개원 즉시 국회 윤리위를 열어 논문표절 의원들을 문제삼을 뜻을 분명히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려면 저한테 많이 양보를 해주셔야 한다"며 "노태우 정부 때 3당체제로 여소야대였는데 그때 법안이 가장 많이 통과됐다. 여야 합의로 93~94%를 통과시켰다. 이 구도를 잘 살려가면 되니까 저도 양보할 것은 과감하게 양보하겠다"고 했다. 또 "우리 민주당도 85석의 (18대) 민주통합당이 아니고 새누리당도 과거 180석의 새누리당이 아니다"며 "엄격한 의미에서 보면 여권 150석 대 야권 140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한국사회가 늘 약자가 양보하는 세상이었다"며 "지금은 이제 강자가 약자를 보호해주는 것이 '경제민주화'다. 우리 이 대표님이 저를 살려줘서 진짜 '이박 연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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