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킹메이커' 이재오 전 특임장관이 '킹의 꿈'을 공식화하며 10일 새누리당의 대권 가도에 합류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동산에서 출마 회견을 열고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권력을 분점하는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을 추진하고, 정치안정을 위해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선거주기도 일치시키겠다"고 공약하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장관과 같은 '킹메이커'들의 대권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역대 정부의 킹메이커 역할을 했던 2인자들이 대권의 꿈을 품었지만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기에 그의 이같은 도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역대 킹메이커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노태우·김영삼' 두 명의 대통령 탄생에 일조한 故 김윤환 전 민주국민당 대표를 꼽을 수 있다. 전두환 정권 시절 청와대 정무1수석 등을 지낸 김 전 대표는 '반노태우' 세력을 견제하며 경북고 동창인 노태우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역할을 했다. 문민정부 출범 때도 김 전 대표는 대구·경북 의원들을 결집시켜며 정권 탄생에 일조한다.
두 명의 대통령을 만든 김 전 대표지만 본인의 대권 꿈은 신기루로 끝났다. 그는 1997년 15대 대선에서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이회창 후보를 돕는 역할로 돌아가며 대권의 꿈을 접었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역시 원조 킹메이커로 꼽힌다. 김 전 총재는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해서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러나 김 전 총재 역시 킹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영원한 킹메이커로 남았다.
문민정부의 또다른 킹메이커인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 역시 1997년 대선 경선에 뛰어 들었으나 쓴맛을 톡톡히 본 사례다. 최 전 장관은 당시 신한국당 최대 계보인 민주계 좌장으로 대통령의 꿈을 꾸며 대권에 나섰으나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최 전 장관의 출마를 제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 전 장관은 대권을 포기하고 다시 킹메이커 역할로 돌아갔지만 97년 3월 뇌졸증으로 쓰러지면서 정계를 떠나게 됐다.
'리틀 DJ'로 불리며 김대중 정부 탄생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한화갑 전 의원 역시 2002년 16대 대선 경선에 나섰지만 노무현 바람에 밀려 꿈을 접어야 했다.
이같은 '킹메이커'들의 고전에 대해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킹'의 그늘에 가려진 참모 리더십의 한계"를 지적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