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5 전당대회를 통해 구성된 새누리당 새 지도부가 16일 연 첫 회의에서부터 내부 격돌이 발생, 순탄치 않을 앞날을 예고했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첫날인 만큼 상견례 차원의 덕담이 오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최고위원들은 당내 비박(비박근혜)계 대선 주자들이 대선후보 경선 룰로 요구하고 있는 완전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둘러싸고 옥신각신했다. 새지도부내 유일한 친이(친이명박)계로 전당대회에서 홀로 생존한 심재철 최고위원이 먼저 오픈프라이머리를 언급하며 이슈화에 나섰다. 심 최고위원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에 대해 당 사무처에서 본격적인 실무 검토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심 최고위원은 이어 "황우여 대표께서 어제 당선 기자회견을 통해 (오픈프라이머리를) '한다, 안한다'고 딱 결정하지는 않았다. 황 대표께서 오픈프라이머리가 여러가지 문제점이 없는지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했는데 저도 마찬가지 생각"이라며 "당 사무처에서 이 부분에 대한 장단점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심 최고위원이 당내 비박계의 요구를 대변, 본격적인 쟁점화에 나선 것이다. 앞서 발언을 끝낸 친박계 핵심 이혜훈 최고위원은 심 최고위원의 선제공격에 당황한 듯 놀란 눈으로 심 최고위원을 주시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친박계 정우택 최고위원이 곧장 "아까 (심 최고위원이 당 차원에서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 실무 검토하는 것을 얘기하셨는데 물론 논의를 차단하는 것은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정 최고위원은 "하지만 실질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는 쉽지 않은 얘기"라면서 "내부적으로 여러가지를 검토하는 것은 의미있다고 보지만 공식적으로 지도부가 사무처에 실무 검토를 시키고, (논의를) 공식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어 "경선룰 확정과 관련해 우리가 아름다운 전례도 있지만 경선 후유증과 분열이 없으려면 경선룰을 확정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정 최고위원을 비롯한 이혜훈·유기준 등 친박(친박근혜)계 최고위원 모두가 현행 룰에 공감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유기준 최고위원 역시 "대선후보 경선 규칙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만든다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렇지만 대선후보 선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자 간) 입장을 조율하기 위해 경선룰에 다시 손을 댄다면 논의 과정에서 논쟁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고위 모두에 "무엇보다 대선후보 경선 체제를 조속히 갖추고 대선 기반을 닦는 것을 최선의 과제로 하겠다"고 말한 황 대표는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묵묵히 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 대표는 범 친박 성향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