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가 20일 선진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의 탈당 선언이 사실상 정계 은퇴로 이어질지는 확실치 않으며 대선 국면에서 이 전 대표가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대선 주자들과의 연대 등 다른 정치적 행보를 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저는 오늘 그동안 몸담아왔던 선진당을 떠나고자 한다"며 "창당 후 고락을 같이 해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저를 믿고 힘을 보태주신 당원 동지 여러분에게 가슴으로부터 뜨거운 고마움과 고별의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우리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이념을 지키고 정직과 신뢰, 법치라는 공동체적 가치를 추구하는 보수정당으로서의 긍지와 신념으로 당을 일궈왔다"며 "세종시 원안과 과학비즈니스벨트 등과 같은 중요한 국가 현안에서 끈기와 집념으로 큰 정당들에 당당히 맞서 우리의 뜻을 관철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 저는 간난신고(艱難辛苦)의 역경 속에서도 자유선진당을 창당하고 꿋꿋이 당을 지켜온 일을 무엇보다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기에 우리 당이 '자유선진당'으로 있는 동안 즉 개명을 하게 될 전당대회 이전에 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선진당은 오는 29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현재 당명 개정을 추진 중이다. 지난 7∼16일 국민공모를 통해 당명제안을 접수받았고 21일 발표될 새 당명은 29일 전대에서 추인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4·11 총선의 참담한 선거결과는 우리에게 충격이었다"며 "크나큰 좌절과 실망에 빠진 당원 동지들을 보며 저는 자괴감을 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선진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개혁과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국민의 마음과 당원 동지의 뜻을 소중하게 담아 나라를 위하고 당을 살리는 개혁과 변화가 되기를 희망한다. 국내외적으로 참으로 힘든 이 때에 우리 당이 자유 대한민국과 이 땅의 7500만 국민, 그리고 통일을 위해 오로지 정도로 가는 올곧은 정당이 돼주기를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전 특임장관 등 새누리당의 이른바 비박 진영 대선 주자들과 연대해 대선 국면에서 다시 한번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하려고 할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