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 표명이 늦어지면서 민주통합당 내 안 원장 지지 세력들의 초조한 기색이 엿보이고 있다.
민주당 내에는 세력화가 돼 있지는 않지만 안 원장이 제시한 비전에 공감을 표하며 공공연히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는 인사들이 많다. 의원들 중에서도 안 원장이 출마 선언만 하면 20명 이상은 안 원장 지지를 선언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이 늦어지고 당내 다른 주자들이 잇달아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들의 초조함이 드러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최근 민주당 내에서 대선을 앞두고 새롭게 부상한 '신(新) 빅3'인 문재인 손학규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지사로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면서 이들을 지지하는 당내 인사들도 세력화를 시도하고 있다.
기존 지지 기반을 갖고 있던 문 고문과 손 고문은 기존 세력에 외연을 확대 중이고, 김 지사도 원혜영 전 대표를 좌장으로 빠르게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의 동참 제안에 대해 당외 인사인 안 원장을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드러내 놓고 안 원장 '핑계'를 대기 어려운 상황이다.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출마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안 원장이 끝내 출마를 안 할 경우 대선 국면에서 이들은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상황 속에서 안 원장 지지 성향의 인사들도 각 캠프로 일부 옮겨가고 있다.
김두관 지사를 지지하는 수도권의 한 의원측은 "대선 주자 중에는 안 원장과 가장 공감대가 맞았지만 요청이 강하게 들어와 이쪽에 자리를 잡았다"며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있는데 (당 바깥에 있는) 안 원장을 지지한다고 얘기하긴 어렵지 않냐"고 말했다.
수도권의 또 다른 초선의원은 "당내에 안 원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걸로 안다. 당외 인사라는 것도 '내 뜻인데 뭐 어떠냐'는 분위기"라면서도 "그래도 출마 선언을 하기 전에 당 바깥 사람에 대해 출마를 촉구하거나 하는 식으로 지지 의사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