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21일 "앞으로 여당의 (대선) 후보로 거론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꼽혀온 정 전 총리는 이날 MBC와 YTN라디오에 잇달아 출연, "자꾸 (나에 대해) 대선후보 얘기를 하는데 난 어떤 당에도 입당한 적이 없고, 새누리당과는 철학이 같지 않다. 여권의 잠룡(潛龍)이나 잠재적 대선후보로 거론되는데 기분이 썩 좋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전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새누리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총리는 지난 4월 새누리당 비박(非朴·비박근혜)계 대선주자의 한 명인 이재오 의원이 입당과 함께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권유했으나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데 대해선 "거부했다기보다 '1~2일 더 생각해본다'고 했는데, 내가 생각해보기도 전에 그 사람들이 완전국민경선을 주장하며 앞으로 나갔다"며 "(권유를 받은) 다음날쯤 '아직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고, 그 이후엔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의 대선출마 권유 등 제안이 없었냐는 물음에도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정 전 총리는 "그렇다고 해서 야권 후보가 되고 싶다는 얘기는 아니다"며 "새누리당은 오래 전부터 신(新)자유주의 정책을 표방하면서 그것만 하면 나라가 잘 될 거라고 생각하다가 최근 (대통령)선거가 가까워지니까 복지와 경제 민주화를 얘기한다. 그러나 정책이념이나 의지는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진정성을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민주당이나 야권도 오래 전부터 경제 민주화와 재벌개혁을 많이 얘기했지만 내용이 충분한지,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해선 큰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전 총리는 최근 동반성장연구소 설립을 두고 '본격적인 대선행보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데 대해선 "'동반성장의 전도사 역할에 머물지 않고 그 추진 주체로 나설 욕심은 없냐'는 것 같은데 현재는 그럴 의도가 없다"면서 "연구소는 동반성장의 가치를 알리고 우리 사회를 동반성장체제로 만들기 위해 만든 것이다. 다른 해석은 사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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